초 치기를 막 끝냈다. 

지난 주 토요일부터 몇 개의 일을 거의 초치기로 끝냈다. 다 잘 끝난 것은 아니고, 내가 자료를 너무 늦게 봐서, 엉뚱한 자료가 온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것도 하나.. 일요일 저녁에만 열어봤어도 금방 알 수 있었던 건데, 전체 자료가 10건이나 되어서 뒤로 미루다 보니. 하나하나 열어보니까, 이 인간들 완전 미필적 고의네.. 

막상 당장 해야할 것이 없는 순간이 오니까 순간 멍해진다. 뭐 하지? 

그리움의 시간이 찾아온다. 잠시 보고 싶은 얼굴들이..

저녁 때는 올초에 약속을 했던 광명시 강연이 있다. 너무 예전에 약속했던 거라서 안 한다고 하기도 그렇고. 아내도 오늘 저녁에는 일이 있다. 결국에는 장모님이 하루 집에 오시기로. 

메일에 강연 부탁 와 있는데, 미안해서 아직 못 한다고 답변을 못한 게 몇 개 있다. 그것부터 힘들다고 답변을 하기로. 

애들 태어나기 전, 아내가 박사 과정 있던 시절에는 여행은 보통 주중에 갔었다. 그것도 계절에 따라 사람들 움직이는 반대 방향으로. 그것도 다 옛날 일이다. 이제는 주말 아니면 어디 가기도 힘들다. 

매일매일 일상을 처리하는 생활인으로 살아가다 보면, 신문사의 생각과도 다르고, 여의도 피플들 생각과도 다르게 마음이 전개 된다. 기다리는 데에 익숙해지고, 참는 데도 익숙해진다. 그리고 계절이 변하는 것에 훨씬 더 민감해진다. 그것 말고는 크게 변하는 게 없어서 그럴 지도 모른다. 

애들 키우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살아간다. 그리고 없는 사람인 마음으로 살아간다. 뭔가 시간 약속을 해야 하는 일은 되도록이면 하지 않고, 규칙적인 일은 더더욱 안 한다. 언제 누가 아플지도 모르고, 더더군다나 코로나 국면이라 집에서 30분 넘는 거리에는 가급적이면 안 가려고 한다. 동네 어학원에서 확진자가 나온 뒤에 큰 애 돌봄교실에서 귀가 조치가 내려졌었다. 

마음의 에너지를 어디에 쓸 것인가,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가끔 보고 싶은 사람도 있고, 그리운 사람도 있다. 그래도 그 그리움이 오래 가지 못 한다. 조금 있으면 애들 학교 올 시간이거나, 학교 데려다 줄 시간이거나. 그리움의 시간이 오래 머물지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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