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7월이다. 이래저래 생각보다 많은 일이 생겨서, 연초에 예상한 것과는 좀 다르게 흘러가게 되었다.

코로나와 함께 농업 경제학이 내년으로 넘어갔고, 아마 다음 주 초 정도면 초고는 끝날 것 같다. 당인리 고치는 일이 많이 길어지면서 원래 일정보다 이래저래 많이 늦어졌다.

올해 나갈 책은 10대를 위한 독서 에세이와 젠더 경제학 두 권이다. 젠더 경제학은 좀 달랑달랑 하다. 쓰다가 힘들면 내년으로 넘어가도 그만이다.

10대 책은 세 권을 쓴다. 1번이 독서 에세이고, 2번이 농업 경제학, 3번이 10대용 경제학책.. 순서대로 이렇게 만들어진 건 아닌데, 2년 전부터 10대 연구를 계속 하다보니까 나머지 얘기들도 10대에 붙여서. 1번 타자가 농업 경제학이었는데, 코로나로 밀려서 뒤로 숨었다.

10대 연구를 시작하면서 주변에 중학생들은 몽땅 만났는데, 그 부모들이 책 너무 안 본다고 아우성이다. 게임기 잡는 순간 책과는 먼 나라로 갔다고..

게임기 든 중학생들이 농업 경제학의 주인공이 되었고, 그들에게 책에 대해서 해주고 싶은 얘기가 독서 에세이 쪽으로. 그리고 나머지 경제에 대한 얘기가 10대용 경제학책으로.

이 시리즈 전체가 사실상 10대용 독서 에세이를 구상하면서 만들어졌다. 이게 죽은 내 친구, 이재영을 위한 책이다. 그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서 썼던 책이 88만원 세대인데, 그 출판사인 레디앙이 문 닫게 생겼다. 출판사야 워낙 망하기도 하고 그러지만, 이재영과 살아서 같이 일하던 흔적이 이제는 레디앙 밖에 남은 게 없다. 민주노동당은 벌써 문 닫았고..

내가 가진 책 리스트 중에서 그래도 제일 잘 팔릴 것 같은 걸 골랐다.

우리 집 애들이 중학생이 되었을 때, 그때 최소한 이 정도는 읽으면 좋겠다, 이런 의미를 생각하면 좋겠다, 그런 책들을 골랐다.

가끔 유럽에서 청소년들에게 권장하는 독서 리스트 100권 혹은 미국에서 권장하는 독서 리스트, 그런 걸 본다. 살벌하게 어려운 책들이다. 그거 다 보면 박사 학위 받아도 될 것 같은..

그건 유럽 얘기고 미국 얘기다. 지금이 한국 10대, 그런 어려운 책을 권장할 때가 아니다. 고전이고 나발이고, 책이란 걸 잡은 적이 몇 년 전으로 올라가는 중학생이 태반이다. 공부를 잘 하면 잘 하는대로 책 볼 시간이 없고, 못하면 못하는 대로 게임 아니면 하는 게 없다.

우리 집 애들은 크면 좀 다를까? 다를 바 없다. 그런 마음으로 준비를 해보려고 한다.

Posted by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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