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에서 열린 비정규직 노조 관련된 행사에 가서 강연하고 왔다.

매번 강연하고 나면 이제는 안 한다고 결심을 하고는 하는데.. 노조 그것도 정말 힘든 비정규직 노조,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든 작은 시민단체, 청년들이 모여서 현실의 벽앞에서 눈물을 삼키는 미래당 같은 곳, 이런 데에서 도와달라고 하면 모른 척하기가 어렵다.

기업체에서 수 백만원 준다고 하는 강연은 특별한 경우 아니면 거의 안 간다. 신세졌던 사람이 부탁하는 경우, 그런 특별한 때. 작은 노조에서 하는 강연은 차비 빼고 이러고 저러고 하면 남는 돈이 거의 없거나, 내 돈이 더 들어갈 때도 종종 있다. 그런데도 가는 건?

내가 그런 작은 곳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풀뿌리 민주주의, 그런 운동하던 시절, 하승수 변호사랑 정말 바닥에서 박박 기면서 사회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그 사람들이 지금 느끼는 현실의 벽, 내가 오랫동안 그 벽 앞에서 서 있었다.

유명한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도 해봤다.

인생 이렇게 대충 살면 나중에 후회할 거라고 설교만 엄청 들었던.

그 후로 이를 악물고 대충 살았다. 평생 대충 살았고, 앞으로도 대충 살 생각이다.

나한테 한국의 정치와 대통령의 역할 그리고 큰 정치의 구조, 이런 거 설명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지금도 많다. 그들은 날 늘 촌놈 취급했다. 얼래, 서울 사람인데..

최근에 큰 금융기관 같은 데에서 돈 엄청 준다고 코로나 강연해달라는 부탁이 많았다.

안 했다. 그런 사람들에게 자문해줄 사람, 한국에 엄청나게 많다.

금요일 밤, 홍성 갔다 오면서 길 엄청나게 밀렸다.

그래도 내가 누군가, 잠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난 곤란하고 힘 없고, 그런 사람들하고 평생을 살았다. 앞으로도 여력 닿는대로, 그렇게 할 생각이다.

난 큰 뜻이 있다.

지옥에 가는 건 피하고 싶다. 천국은 바라지도 않지만, 지옥에 가는 일만은 피하고 싶다.

하루 종일 운전만 했더니 엄청 피곤하지만, 내일 푹 쉬면 된다.

(젠장, 내일 오후에는 미래당 강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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