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너무 많이 와서, 결국 이어셋 주문했다. 9,900원. 피렌체의 식탁에 쓴 글은 일일 조회수 최고라는 것 같다. 이래저래 전화 엄청나게 온다. 그래도 가능하면 짧게 통화하고 끝내는 정도로 하고, 이런저런 부탁에 대해서, 애 보느라고 힘들다고 하고 만다.

공교롭게도 올해 여름은 분자생물학 공부 좀 제대로 하고, 올 겨울에는 바이러스에 대한 책 한 번 해보려고 하던 중에 코로나 19가 터졌다.

별 특별한 동기가 있는 건 아니고, 김탁환 선생의 소설 "살아야겠다" 읽고 나서.. 좀 더 스템 방식으로 얘기를 만들어볼 수는 없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묘하게 문과와 이과가 겹치는 데에 있다. 대학원은 국제금융 전공을 하게 되어서 wto가 어쩌고, 구리 시장, 텅스텐 시장, 이런 얘기만 잔뜩 하다가.. 박사 논문을 생태경제학을 가지고 쓰게 되었다. 무슨 엄청난 인생의 결심을 한 게 아니라, 이래저래 좀 쉽게 논문 쓰는 돌파구를 찾다 보니.

박사 과정에서 생물학 공부를 좀 많이 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뭐 엄청난 걸 한 거는 아닌데, 수리 생물학과 다이나믹 시스템 모델링을 많이 보게 된.

그런 인연으로 황우석 논쟁 때 같이 하게 된.

바이러스 같은 걸 왜 보게 되었냐고 누가 물어봐서, 생태경제학 하면 자연스럽게 판데믹 모델까지는 시험에 나와서.. 그렇게 답했다.

프랑스에서는 내가 생태경제학 1호 박사는 아니다. 파리 10대학에서는 1호였다. 한국에 안 왔으면 편하게 살았을 것 같기는 하다. 논문 심사 때 심사위원장 했던 양반이 나중에 베르사이유 대학 총장이 되었다. 그 밑에서 같이 공부하던 사람들, 나름 편안하게들 살아가는 것 같았다.

나는 먹고 살려고, 정말로 개고생 했다. 정말 험악하게 살았다.

몸의 고생이라도 좀 줄이려고, 9,900 원짜리 블루투스 이어셋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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