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언론 얘기들만 놓고 보면, 홍남기는 긴급한 기본소득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는데, 기재부 내의 설득에 실패. 김상조 선배는 원래도 기본 소득 반대 입장이 강했다. 그렇다고 지금 경제수석이 무슨 자기 입장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영국에서는 천 조 넘는 돈 풀면서, allownace라고 표현했다. 사실 표현이 중요한 건 아니다. 다만 길게 보면, 앞으로의 방향과 그런 걸 좀 철학적으로 담을 방법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보통은 기재부가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청와대에서 좀 진보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모든 사안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그래서 두 기구가 종종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는 했다.

노무현 정부 때에는 기재부와 청와대가 중반까지는 좀 쎄게 부딪혔다. 한국은행이 살살 청와대 쪽 돕기도 하고(물론 티는 안 났다..)

문재인의 청와대, 특히 중기 이후로는 청와대가 보수적이다. 이건 정치적 입장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의제와 정책의 흐름이 바뀌어서 그렇다. 김상조가 보수가 된 것이 아니라, 올드해진 것이다.

민주당 사람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지금의 기본소득 흐름은 밑바닥에서 상징적으로, 강남훈이 만든 것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강남훈과 김상조, 김상조가 언제나 트렌디했고, 강남훈은 원론주의자에 가까웠다. 김상조는 뉴 레트프, 강남훈은 올드 레트프, 그렇게 분류해도 무방한 시절이 오래 있었다. 재벌개혁 얘기할 때 강남훈은 꿈쩍도 않고, 계속해서 가치론 연구했다.

강남훈이 이재명을 움직이고, 다시 많은 것을 움직였다. 그래서 그가 트렌드가 되었다.

김상조는 이제 경제 민주화의 올드 버전이 되었다. 간단히 얘기하면, 토마 피케티 이후로, 세계적인 논의 트렌드가 바뀌었는데, 그 기준으로 하면 김상조는 올드가 된 것이다.

대통령과 경제 부총리는 재난 기본소득에 반대하지 않는데, 두 수장의 각각의 기구가 죽어라고 반대해서 지금의 어정쩡한 기재부와 청와대의 공조 기조가 만들어진 것 아닐까..

코로나 경제정책에서 한국 정부가 갖는 기이한 어정쩡함의 기인이 이렇다고 본다.

(유럽에서의 기본소득 논의는 좌우 논의는 아니다. 좌나 우나, 격렬한 반대가 있다. 좌파라고 다 찬성하는 것 아니고, 우파라고 다 반대하는 것 아니다..)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May I help you..  (0) 2020.03.30
몇십 조를 쓴다면서 모델링도 없이..  (1) 2020.03.29
글로벌 호구는 아니다..  (1) 2020.03.26
개학 이후는..  (0) 2020.03.25
슬픈 지역별 각자 도생..  (0) 2020.03.25
Posted by retir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