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왜 이렇게 힘든가 했더니, 점심 때 한 시간 꽉 채워서 수영한. 종로 할머니들, 수영 너무 잘 하고, 체력도 너무 좋다. 할머니들한테 부대껴서 힘들다고, 어디 말도 못 하고.

지난 주에 큰 애가 감기로 많이 아파서 학교 못 갔다. 여전히 콜록콜록. 애가 감기라서 몸이 너무 힘들다고 했더니, 이것들이 애가 감기인데 왜 니가 힘드냐고. 야, 그러니까 니들이 어디 가서 개저씨 소리 듣지..

그래도 '무짜증 인생'이라는 개념을 생각한 이후로, 화 내는 일도 많이 줄어들었고. 기분 나빠서 전화 들었다가, 그냥 보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웃으면서 인사하는 센스까지. 한바탕 할려고 전화한 건데.

예전 농담으로 가만히 있으니까 가마니인 줄 알고, 보자보자 하니까 보재기인 줄 알아! 그래, 보자기 좋다. 보자기로 남은 인생 산들, 뭐가 어떻겠냐. 코도 좀 베가고, 귀도 좀 베가면 어떻겠냐. 나는 천국 가면 된다, 잠깐 좀 참고.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서 세 끼 입에 밥 들어갈 걱정하지 않고 사는 것에 감사한다.

아내가 하고 싶은 일 못해서 답답하지 않느냐고 물어본다. 하고 싶은 일, 없다. 진짜로 없다.

득도는 아직 택도 없지만, 요따구로 조금만 더 살면, 천국에는 갈 것 같다. 그럼 된 거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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