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개편철인가 보다. 요 며칠 방송 부탁이 갑자기 많이 온다. 사실 방송국 근처에도 안 가는 게 요즘 내 개인적 방침이기는 하다. 나도 사람이라, 자꾸 보면 또 해보고 싶어질 것 같다.

2016년 봄, 인생에 큰 결정을 몇 개 했다. 둘째 한참 아플 때인데, 그 때 공직 같은 것은 하지 않기로 결정을 했다. 그리고 방송도 같이 내려놓았다. 그리고 촛불집회가 생겨났고, 정권이 바뀌었다.

대체적으로 2016년 봄, 둘째 폐렴으로 두 번째 입원하면서 마음 먹은 것에 비해서 크게 다르지 않게 살고 있다.

어려움이 내게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지면 살면서 어려움이 어디 한두 가지겠는가. 모든 것을 다 쥐고 살 수는 없다.

나는 영광을 구하지 않고, 돈을 구하지 않고, 힘을 구하지 않고 살 생각이다.

영광은, 이제 더 이상의 영광을 구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충분히 보았다.

돈은, 우리 식구들 세 끼 걱정하지 않고 살 정도면 충분하다.

힘.. 그딴 거 필요없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이게 삶에, 생각보다 많은 유혹이 있다. 영광을 보면, 더 보고 싶다. 돈을 벌면, 더 크게 만지고 싶어진다. 힘을 쓰면, 자기보다 힘 있는 존재가 눈에 거슬린다.

그게 내가 2016년 이후로 추구한 삶이다. 이렇게 쭈굴쭈굴 살다가, 적당할 때, 이만하면 되었다, 그렇게 소리 없이 사라지는 게 내 꿈이다.

사람이 왜 이렇게 꿈이 없냐고 가끔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원래 초등학교 때부터 나는 별 다른 꿈이 없었다. 지금이라고 갑자기 그런 게 생길 턱이 없다.

그 대신, 내 주변 사람들, 적당히 웃기고, 적당히 즐겁게 할 수 있으면 최고다. 더 바랄 바가 없다.

일단 나의 결정은 이렇다..

둘째가 초등학교 2학년이 끝나서 더는 등하교 시킬 아이가 없을 때까지, 나는 계획된 방식이 아닌 다른 삶을 살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계획된 것을 일정대로 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벅차다..

다른 사회활동도 마찬가지고, 방송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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