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맑스의 가족사에 관한 얘기는 어떨까 싶은. 빨갱이에게는 절대로 돈 못 줘, 편지를 들고 간 조카 며느리를 돌려보낸 사나이. 그가 필립스의 창업자 중의 한 명이래나.. 그렇게 돌아온 본 베스트팔렌 부인이 보게 된 자신의 몸종과 남편과의 불륜.

그렇게 태어난 딸과 결혼한 로이. 자본론 프랑스본을 중하게 여기는 것은, 바로 그 로이가 아내와 함께 번역한 거래나? 하여간 그걸 로이본이라고 부른다. 나도 로이본을 기본으로 읽었다. '위험한 도약'이라는 구절이 가장 정확하게 나와있대나 뭐래나.

그리고 또 다른 사위. '게으름의 권리'를 감옥에서 쓴 폴 라파르그. 이 책이 68 때 엄청 떴다. 노동권에 관한 선언이 나올 때, 그거 아니라고 쓴 일종의 선언문이다.

굳이 엥겔스와의 우정에 관한 얘기로 가지 않더라도, 맑스의 삶과 그 주변 사람들의 얘기가 파란만장하다.

20대 때 술 마시면 줄구장창, 대학시절의 결투니, 폰 베스트팔렌 여사와 도망치면서 결혼하는 얘기.. 하여간 마초들의 시대에 진짜로 어울릴만한 그런 마초틱한 얘기들로 가득했다. 나도 그런 얘기에 푹 빠져서 20대 초반을 보냈고.

예전에 동경대 경제학사 하는 사람들이 이런 거 엄청 뒤지고 다녔다는 전설 같은 얘기들을 듣기는 했는데, 막상 동경대 사람들 만나보니까, 그런 전설 같은 시대가 과연 있기나 했던 건지.

사상사 전공하던 시절에는 그런 뒷얘기들 엄청 많이 알고 있었는데, 21세기로 넘어오면서 대학에서 낭만이 사라지고, 그런 전설적인 얘기들도 같이 사라졌다.

정치경제학의 시대가 다시 올지 안 올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경제학을 아주 낭만적으로 공부하고, 술자리에서나 오고 갈 법한 얘기들이 강의 시간에 흘러나오던 시절이 있기는 했다. 우리가 그 시절에 수학 문제만 풀고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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