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부터 류이치 사카모토에 대해서 계속해서 생각 중이다. 진짜로 멋있다. 살면서 누군가를 염두에 두고 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나도 이제 50. 내 삶도 누군가 걸었던 삶을 따라 걷는 삶은 아니다. 별 볼 일 없더라도, 나는 내 삶을 살고 싶다.

나이 먹으면, 류이치 사카모토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야자키 하야오를 엄청 좋아했었다. 그러나 나이 먹으면 그처럼 살고 싶지는 않다.

나는 영원한 소년처럼 노년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 성숙하고, 그 성숙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말년을 보내고 싶다. 나는 나이먹지 않는다, 그런 이상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기회가 닿으면 류이치 사카모토에 대한 평전을 쓰거나, 그의 인터뷰집을 내거나, 그러고 싶다는 생각이 오늘 들었다. 내가 얼마나 잘 나고, 얼마나 깊이가 있고, 얼마나 천재적인가.. 그런 건 별로 재미 없는 얘기다.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그런 걸 보이고 싶어서 오늘도 몸부림을 친다. 그렇지만 별로 재밌어보이지는 않는다.

류이치 사카모토처럼 음악을 하고 싶다는 사람은 종종 보는데, 그처럼 늙어가고 싶다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한 것 같다. 나는 그처럼 잘나거나, 대단한 삶을 살지는 못할 것..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그처럼 늙어가는 건,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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