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서문 읽기, 하다 보니 벌써 일곱 개를 했다. 최소한의 품과 시간만을 들인다가 원칙이라면 원칙인데.. 그냥 핸펀으로 녹음하고, 따로 편집은 안 하고, 디코딩만 한다. 엇나간 거 편집하는 시간에, 책을 소개하는 약간의 소개글을 쓴다.

이게 해보니까, 듣는 사람은 모르겠는데, 나에게는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된다. 면벽 수도하는 게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인가, 그렇게 묻는 것과 같다.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소개하는 방식에 관한 문체와 얘기 풀어나가는 방식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짧은 녹음시간이지만, 용량 한계 때문에 시간 체크 등 이것저것 좀 복잡한 일들을 해야 한다. 그리고 생각도 많이 난다. 그야말로 남이 자신을 소개한 글을 보면서 내 살아온 인생을 다시 한 번 반추해보기도 하는..

삶, 돈이 전부가 아니다. 그리고 인기가 전부도 아니다.

한동안 나도 맨 앞에 서 있게 되었고, 다른 사람이 나를 도와주는 그런 상황에 오래 있었다. 이제 나도 50이다. 다른 사람을 소개하고,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그런 걸 더 많이 생각해보게 된다. 추상적인 대중, 머리 속에만 있는 그들, 그 속에서 사람의 얼굴이 보이고, 목소리가 들리고.. 이런 현실의 사람 속을 산책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내가 나한테 당당하다. 이 서문 읽기를 내가 계속하는 것은, 돈이나 명예나 권력, 그런 동기가 아니다. 사람들이 책에 조금이라도 익숙할 수 있는 디딤발을 놓아주고, 뭐라도 좀 소개될 수 있는 칸을 열고. 나도 조금은 공익적 삶을..

나를 위해서 사는 삶은 이제 재미없다. 남들 마음이 편해져야 재밌다..

Posted by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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