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젊은 연구원들하고 차 한 잔 마시기로 했다. 책은 겁나게 안 팔렸지만, 육아 에세이 가지고 같이 얘기했으면 한단다. 그래도 이게 정권 바뀌어서 좋아진 것. 야당 시절에는 혹시라도 나랑 만났다고 무슨 해꼬지를 당할지 몰라서, 정말 친한 경우 아니면 만나지도 못했다. 문재인 대표 시절, 우리 도와주다가 민간 연구원의 박사 한 명은 정말 짤릴 뻔했다. 그걸 좀 도와줘야 하는데, 방법이 없어서.. 결국 새누리당 국회의원 도움을 받았다. 된장. 야당 시절, 다들 몸사리느라 결국 집권 여당의 도움도 받은. 내가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정말 손이 발이 되게 빌었었다. (그 때 도와줬던 사람들 좀 챙겨줘야 하는데, 내가 이 꼴이라.. 한국은행 출신 한 명은 결국 시골에 집 짓고 낙향. 가슴이 무너지는.)

언제나 내 주변에는 쥬니어 박사들이 많았고, 그들과 기쁨과 슬픔을 늘 함께 했었다. 지난 2년간, 애들 보느라 새로 만나는 사람은 거의 없이, 그냥 버텼던.

이젠 둘째 폐렴도 끝났고, 나도 한시름 덜었다. 실무진들과 차도 좀 마시고, 수다도 떨고. 농업 관련된 연구소들은 다 나주로 내려가서, 지나면서 차 한 잔 하기가 힘들다 (원장이 절친급인데 ㅠㅠ..) 연구소, 원장이나 부원장들이 친한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사실 그런 대가리들은 실제로 연구할 때 아무 도움 안 된다 (행정들 하시느라, 얼마나 바쁘신지.. 그나저나 공무원들은 원장들 그렇게 앉아놓고, 진짜 시녀처럼 무려먹으신다.)

연구도 그렇고, 공부도 그렇고, 그냥 바닥에서 박박 기는게 결국은 가장 효율적이다. 시간과 품이 들지만, 그만큼 배우는 게 많다.

내 인생도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 같다. 난 그냥 영원한 실무자로 바닥에서 살아갈까 싶다. 보람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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