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왠지 사회학이나 정치학 느낌이 든다. 그리고 딱딱해진다. 어쩐지 내 일 아닌 것 같고. 그래도 중요한 얘기는 중요한 얘기다.

 

처음 이 주제를 접했을 때, 좀 주저한 것이 사실이다. 어딘가 올드하고, 이래야 한다하는 훈계조를 피하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지사형 글쓰기, 이젠 좀 지겹다. 시대가 변하고, 트렌드도 변했다. 비분강개형, 사람들에게 무거움만 준다. , 그래도 효과가 있으면 의미가 있는데, 이젠 효과도 별로 없는 것 같다.

 

<88만원 세대> 초고 쓰고 그 김에 같이 쓴 책이 <조직의 재발견>이었다. 두 책은 같이 나갔다. 조직의 재발견은, 이론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책이다. 그래도 성과가 아주 없지는 않았다.

 

직장 민주주의는 조직의 재발견위에 세우는 책이다. 기업을 조직론으로 접근하는 것, 이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접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렇게 13579로 가는, 좀 묵직한 방식이 과연 지금 이 시대에 직장 민주주의를 사람들에게 얘기하는 가장 적합한 방식일까, 이런 생각을 몇 달째 하는 중이다.

 

좀 더 파격적이고, 가끔은 웃을 수 있는, 그런 형태가 좋지 않을까 싶기도. 그런데 이렇게 하려면 힘이 많이 든다. 전체 구조는 물론이고, 문장도 많이 손을 보면서 해야 한다. 물론 효과만 있다면,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이는 것은 아무 문제도 아니다. 나는시간이 많다.

 

좀 점잖게 않아서 이론적인 것을 짚어보고 싶은 독자와, 이런 얘기 한 번도 보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정보로, 세상에 이런 것도 있다, 이렇게 하는 게 좋을까? 아직도 갈등 중이다. 자고 일어나면 생각이 바뀐다

 

10년 전에는 읽으면서 눈물이 왈칵, 그런 게 나한테는 좋아 보였다. 요즘은, 대박 웃음은 아니더라도, 미소라도 좀 지으면서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우는 건, 나에게 좋아 보이지가 않는다. 이런 걸 고민하는 건, 세상이 변한 게 아니라 내가 변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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