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바쁜 시절과 아주 안 바쁜 시절 두 개를 아주 짧은 기간 내에 극단적으로 경험해본 것 같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고, 위기도 양 쪽에 다 있는 것 같다. 바쁠 때 생기는 문제점이야, 어지간한 사람들은 다 겪어보는 것이고. 높은 자리에 있든 그렇지 않든, 우리가 만든 현대는 무조건 바빠야 한다는…

바쁘지 않을 때, 이 때는 사실 마음을 처리하는 게 제일 힘든 것 같다. 자꾸 누군가 원망스럽고, 뭔가 싫고, 이런 마음이 든다.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무 일도 아닌데, 바쁘지 않을 때에는 그런 것만 자꾸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생긴다. 그래서 자꾸 바보 같은 생각만 더 하게 되는 위험이 있다. 그럴 바에야, 그냥 바쁘게 지내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바쁘지 않은 게 의미가 있기 위해서는, 정말로 마음을 차분하게 갖는 연습이 좀 필요할 것 같다. 뒤집어도 마찬가지인 명제다. 마음을 차분하게 할 수 있으면, 바쁘지 않은 것이 더 의미가 있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기도 하다. 바쁘지 않은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는 것, 그게 더 멀리 가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그렇지만 멀리 가서 뭐 하게? 어디 뭐 맡겨놓은 거 있남? 멀리, 실력, 효율적, 이런 말들도 다 털어버리면 바쁘지 않은 시간이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 때 뭔가 진짜를 배울 것 같다.

Posted by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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