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그저께 눈이 왔지만, 오늘은 화장하다. 간만에 홍대 앞에서 점심을. 그리고 연남동에서 커피 한 잔.

 

 

 

 

사회적 경제 책은 문예출판사의 진승우와 2년 가까이 작업한 책이다. 그렇게 긴 시간을 보냈는데, 사진 한 장 없어서, 일부러 무리해서.

 

내가 다른 저자와 약간 스타일이 좀 다른 건, 출판사를 크게 안 따진다는 점일 것이다. 출판사 사장과 만나는 것도 굉장히 이례적인 경우고. 에디터들과 많은 시간 대화를 나누고, 그냥 그 얘기 같이 했던 에디터 있는 곳에서 책을 낸다. 대부분의 책들이 이렇게 나왔다.

 

힘든 것은, 출판계가 워낙 이직이 많아서, 자꾸 출판사를 옮겨 다니게 된다는.

 

나는 에디터와 긴 시간을 얘기하고 책을 준비한다. 그래서 어지간하면 에디터 잘 안 바꾸려고 한다. 진승우와는, 몇 권 더 하고 싶다.

 

사회적 경제 책은, 나에게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는 책이다. 꼭 대통령 추천사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굉장히 정리하기 어렵고, 또 현안도 복잡하다. 게다가 잘 안 팔릴 게 거의 확실한 주제. 인기 없는 주제다.

 

사명감까지는 좀 그렇고, 보람 하나로 정리한 얘기인데, 다행히 결과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진짜로 보람이 있었다. 고베 얘기를 꼭 넣고 싶었는데, 그 시절에는 너무 돈이 없었다. 고베에 갈 형편이 안 되어서 결국에 넣지 못했다. 출판사에서는 출장으로 보내준다고 했는데, 그렇게 쓴 돈 만큼 책이 더 팔릴 거라는 자신이 없어서. 고베는 올 여름에 간다. 가을에 한 번 더 갈 생각이다. 다음에 내는 '농업경제학'에 그 얘기를 제대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레비 스트로스 강연록을 선물로 받았다. 재밌을 것 같다.)

 

문예출판사와는 이래저래 인연이 깊다. 도움도 많이 받았다. 아마 나의 50대 삶이 편안하고 즐겁다면, 문예출판사에서 받았던 도움이 씨앗이 되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노 사장님이 경제학 전공이다. 내년에 한 권 더 꼭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하신다. 뭘 하면 좋을까?

 

아직 계약 끝나지 않은 책들이 좀 있기는 하다. 이래저래, 한참 내년 구상 중이다.

 

 

(홍대앞, 이런 가정집에서 영어 학원을 하고, 여기에서 영어 유치부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잠시 씁슬.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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