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인 지구를 시작하며


살면서 가끔 인연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런 게 과연 있을까 싶다가도 인연이라는 쉬운 설명에 의존하게 된다. 


EBS에서 하는 환경다큐인 '하나뿐인 지구'는 처음으로 내가 방송에 데뷔했던 바로 그 방송이기도 하다. 물론 그래봐야 단발성 인터뷰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tv 방송은 그 때 처음 해봤다. 후에 환경스페셜을 같이 기획하면서 내 주변에 있는 수많은 오래된 동료들을 만나게 되었다.


하여간 인연이라는 말 외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요소들이 겹쳐져서, 이번 가을 개편부터 하나지구라는 말로 부르는 방송을 진행하게 되었다. 정말로 요상하다고 할 정도로 우연과 우연의 연속이었다.


미리 많은 것을 생각하거나 준비하고 시작한 게 아니라 정말로 우연하고도 급작스럽게 이 방송을 맡게 되어, 나도 많이 생각해둔 게 있지는 않다. 


기왕 시작한 거, 잘 하고 싶다는 하나마나한 생각 정도.


6팀이 돌아가게 되는데, 정신 하나도 없이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그나마 이번 주는 추석이라서 좀 쉴... 듯했지만,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관계로 이번 주에도 몇 번 나간다.


첫 번째 방송은 아열대편인데, 편집도 거의 끝났고, 더빙까지 마쳤다. 


추석날 나가는데, 약간 납량특집 분위기이다. 


우리나라가 아열대가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더빙하면서 최종버전을 봤는데, 으시시하다. 


환경방송이라는 게, 워낙 다루는 아이템이 비슷비슷하고, 하나지구는 20년 넘게 했으니 다루지 않은 아이템이 없다.


이번에는 생활 가까이에 있는 소재를 다루어보자고, 좀 삶에 다가가는 그런 컨셉을 가지고는 있는데... 역시 무서운 것은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다보니, 경제방송 하나 환경방송 하나, 그렇게 방송을 두 개나 하게 되었다.


가을개편을 맞아, 몇 개 더 제안이 있기는 했었는데, 시간 관계상 이 이상은 무리이다. 새로 기획해서 준비하기에는 나도 시간이 너무 촉박했고, 아직은 나도 tv 방송이 익숙지 않은 관계로.


라디오 진행도 한 번 해보고 싶기는 했는데, 아기도 봐야 하는 처지에서 매일 하기는 좀 어렵고. 당분간 라디오는... 구매체라고 하지만, 여전히 나는 라디오를 좋아한다.


욕심 같아서는 이번 시즌에 tv 버전으로 나꼽살을 기도해보려고 했었는데, 아직까지는 좀 무리인 듯 싶다. 내 인지도도 너무 낮고, 시청률도 바닥을 기는 처지에, 뭔가 새롭게 하기에는 아직은 좀.


어쨌든 나도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좀 여유가 생겨나고, 방송 여건도 지금보다는 좀 나아지면, 언젠가는 선대인과 tv 나꼽살을 꼭 해보고 싶다.


케이블에서는 비슷한 얘기가 몇 번 나왔는데, 아직은 좀 시기상조인 듯 싶고.


하여간 추석을 맞아, 새로운 방송을 맡게 되었다. 이번에는 워낙 간판 방송이라 나도 어깨가 편치는 않다.


출간 일정을 많이 조정해서, 당분간은 솔로계급 하나에 집중하려고 한다. 해 가기 전에는 꼭 내려고 한다.






 

Posted by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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