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앙이 요즘 상당히 어려운 걸로 알고 있다.

<88만원 세대>와 목수정 책이 수입의 거의 대부분이었는데, 두 책 다 나온지 좀 되어서 작년부터 매출액 급감.

'이상한 나라의 인민노련'을 좀 빨리 내달라고 하는데, 작년에 책을 하나도 못 내서 올해 이것저것 처리하느라고 출간 일정이 잘 나오지가 않는다.

연내에는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당분간 레디앙은 비상 경영인가 보다.

레디앙이 상대적으로 좀 여유가 있을 때, 4대강 르뽀에 좀 돈을 대서 준비한 책이 이 책이다.

이번 달 얼루어에 나온 이상엽 작가의 사진과 르뽀가 책이 되어 나왔다.

새만금이나 한반도 대운하 혹은 4대강과 관련해서, 현장에서 만든 책들이 정말 안 팔렸다.

가장 최근에 나온 김정욱 교수의 <나는 반대한다>는, 출판기념회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통치 않은 걸로 알고 있다.

이런 책들이 구조적으로 겪는 어려움운,

활동가들이나 관련된 사람들은, 나는 이미 알고 있어, 이래서 안 보고.

실제로 이런 책들을 보기를 희망한 독자들은,

찬성편은 이미 찬성하니까 안 보고,

반대편은, 역시 이미 반대이니까 새삼 볼 필요 없고.

이렇게 굳이 보아야 할 필요를 잘 못 만들어내는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어떻게 보면 선거와 비슷하다.

후보가 누군지와 상관없이 이미 어느 정당을 지지하기로 한 사람들은, 유세장에 나오지도 않고, 그럴 필요도 없이 이미 결정되어 있고.

남은 건 부동층 혹은 일본식 무당파.

책에 사진을 많이 쓰기는 최병성 목사의 <강은 살아있다>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사실 그 책도 힘은 별로 못 썼다.

이상엽 작가의 사진의 힘이 어느 정도 될지, 그걸 지켜보는 게 이번에는 포인트이다.

4대강 사업은, 정말로 사람의 정서와 미감을 시험대에 들게 한다.

이게 아름다워 보이는 사람과, 폐부 어딘가가 찔린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 그런 두 종류의 사람들이 2010년 한국에서 공존하는 중이다.

자신의 고유한 미각이,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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