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커피 한 잔 마시면서 혐오란 무엇인가, 그런 생각을 잠시 했다. 지난 해 태어난 신생아수가 27만 명 정도 된다. 정말 한줌 밖에 안 태어난다. 30년 전에도 출생률이 그리 높지는 않았지만 70만 명 정도 되었다. 1/3로 줄어들었고, 최근의 하락 추이는 더 높다.
우리 애들 둘은 제일병원에서 태어났는데, 그 사이에 출산 병원으로 유명했던 제일병원이 문을 닫았다. 산부인과도 줄고, 무엇보다도 소아과가 많이 줄었다. 소아과 없는 동네도 이제 많다.
그 사이에 발생한 가장 큰 현상은 '노키즈 존'의 증가다. 출생이 줄면서 어린이 절대수도 줄어들고, 서울에서도 유지하기 어려운 초등학교가 점점 더 늘어나는데, 사회적으로는 '버릇 없는 아이'가 너무 많다는 인식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노키즈 존이 늘어났다.
어린이가 늘어나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어린이도 늘어나고, 이에 따라 사회 문제가 발생해서 노키즈 존이 늘었다, 이런 게 일반적인 사회과학적 현상에 대한 기본 논리일 것이다.
현실은 어린이가 줄었고, 어린이가 일탈을 일으킬 특별한 구조적 변화가 없다면, 아마도 버릇 없는 어린이의 총수도 줄었을 것이다. 그런데 없던 노키즈 존이 생겨났고, 아주 빠른 속도로 늘었다.
이걸 사회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아동에 대한 혐오가 늘었다고 해석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 아니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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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경제 생활’이라는 제목을 달고 파워포인트 파일을 새로 만들었다. 모대학교 학생상담소에서 온 부탁이다. 원래도 강연 잘 안 하지만, 경제 생활 같은 어려운 주제를 강연하게 될 거라는 생각은 거의 한 적이 없다. 

아마 학생상담소에서 연락 온 게 아니라면, 너무 어렵다고 그랬을 것 같다. 그래도 해보겠다고 한 건, 별로 상관이 없는 두 가지 흐름이 여기서 문득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라는 정부 기관이 있다. 여기에 2년째 자문을 해주는 중이다. 경제학자로서는 좀 드문 경험이기는 한데, 몇 달 전부터는 여기 주요 행사 때 발제를 하고,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그러는 중이다. 자살과 우울증, 이런 문제를 주로 다룬다. 물론 나는 통계 인프라, 지역별 네트워크, 예산, 이런 문제를 주로 다룬다. 주로 의사 선생님들 아니면 판사나 검사 같은 사람들이 관여하는 곳인데, 나는 그런 얘기랑 좀 결이 다른 예산과 정책 우선 순위, 그런 걸 주로 분석한다. 시스템을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자살율 1위인 게 아무 이유도 없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학생상담소 같은 정신 건강과 같은 기구들에 대한 문제도 다룬다. 우리의 미래는 적어도 지금보다는 자살도 좀 줄고, 우울증도 좀 줄어든 상태가 되어야 한다. 그냥 죽어라고 어디로 가기만 하자는 것, 그게 우리의 미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제의 미래도 마찬가지다. 

정권이 바뀌어도 내가 여기에서 계속 자문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이게 다 임기가 있는 거고, 그래서 계속하는 자리는 아니다. 몇 년간 이걸 들여다보면서 가지게 된 생각들 그리고 좀 개선했으면 하는 것에 대한 생각들을 최근 좀 정리해보는 중이다. 

나에게는 어떤 좋은 점이 생겼을가? 자살과 우울증 같은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다 보니까, 내 삶도 조금은 더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기회가 되었다. 

정신 건강에 대한 얘기가 한 흐름이었다면, 청소년과 경제에 대한 주제가 또 하나의 주제다. 이것도 좀 내력이 있다. 거시경제에 대한 얘기는 <괴물의 탄생> 때 크게 한 번하고, 다시 하지는 않았다. 이지순 선생이 최근에 비슷한 작업을 하기는 했는데, 그것과는 좀 다른 시각으로 다시 한 번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그런데 이게 좀 만만치 않은 일이기도 하거니와, 다음 정권에는 이런 얘기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문재인이 너무 못하기도 했거니와, 이상하게도 했다. 하여간 그걸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생각하니까, 하기가 싫어졌다. 그래서 그걸 좀 다른 각도로 다룰 생각을 하다보니까, 10대와 경제에 대한 또 다른 얘기가 하나 생겨났다. 

물론 뭘 어떻게 다룰지는 아직 잘 모른다. 다만 10대들에게 경제를 설명한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지금 이 시대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그런 얘기들을 한 번은 묶어보기로 계획을 잡고 있는 중이기는 하다. 원래는 올해 말에 할 생각이었는데, 작년에 처리하지 못한 일들이 올해로 넘어와서 아마 내년으로 밀릴 것 같다. 10대에 대한 얘기는 시효가 없는 거라서 조금 더 늦어져도 상관이 없을 것 같아서. 

모대학 학생상담소에서 나에게 한 질문은 지난 몇 년 동안 해오던 이 두 가지의 작업이 한 군데에서 만나는 일이다. 묘하게 그렇게 되었다. 10대와 20대 초로 대상이 약간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그건 본질적인 차이는 아니고.. 학생상담소에 상담을 받으러 오거나 아니면 이런 데에서 하는 행사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20대’라고 말하는 그런 학생들과는 조금은 다른 속성이 있을 것 같다. 어쨌든 부분 집합이다. 조금은 독특한 입장에서 뭔가 얘기를 하게 되는. 

그런 상태에서 경제 생활을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해서 조금씩 정리해보려고 한다. 오늘과 내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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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만에 아이들과 쇼핑몰에 가서 장난감도 사고, 만두도 먹고 왔다. 정말 손바닥만한 튀김만두에 아이들이 열광했다. 팬데믹 한 가운데라서 외출도 많지 않고, 마스크 쓰고 생활하느라고 아이들도 나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간만에 장난감 가게 가는 외출을 아이들은 즐거워했다. 벌써 몇 주 전에 약속한 일인데, 급하게 아버지 병실에 가게 되면서 미루고 미루던 일이다. 막내 동생과 교대하고 집에 와서 제일 처음 한 일이 아이들하고 외출하는 일이었다. 더 미루면 또 몇 주 지나갈 것 같다. 

신년이 되어 좀 한가해지면, 그 동안 미루고 있던 장기기증과 신체기증을 처리하려고 한다. 이것도 미루고 미루어서 몇 해가 훌쩍 지났다. 생각났을 때 후딱 처리하려고 한다. 

장기기증은 나중에 내 몸에서 나중에 뭐가 쓸만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뭐라도 있지 않겠나 싶다. 신체기증은 막연하게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제네바에 파견 근무나간 공무원하는 친구가 먼저 하면서 절차를 알게 되었다. 의대에서 해부 연습하는데 쓴다고 하는 것 같다. 한 평생 잘 지냈는데, 뭐라도 사회에 도움이 된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부터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자문을 하고 있다. 그냥 하는 정도가 아니라 분기에 한 번 정도는 내가 생각한 것들을 정리해서 발표도 한다. 자살과 우울증을 다루는 전문가들과 계속 작업을 한다. 이것도 시간이 좀 지나다보니까 막연하게 알고 있던 것들이 현실에서 어떤 시스템에서 다루고, 우리나라는 뭐가 문제인지 조금은 이해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자살율 1위 대한민국, 다 이유가 있는 일이다. 

이래저래 요즘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아내와는 나의 장례식은 치루지 않기로 진작에 얘기를 마쳤다. 내가 장례식만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생일도 안 한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 생일이라고 부선떠는 게 싫어서 생일을 안 했다. 결혼하고도 나는 안 한다. 그게 더 편하다. 

장례식 안 하기로 얘기한 건 좀 되는데, 구체적인 형식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는 않았었다. 내가 글 쓰던 신문에 조그맣게 “얘 뒤졌다”, 그렇게 부고내는 걸로 모든 걸 가름하려고 한다. 그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2.
원혜영이 웰다잉 운동을 시작하던 즈음에는 그를 자주 만났었다. 나한테도 같이 하자고 했었는데, 그게 그렇게 원혜영쯤 되는 사람이 크게 의미를 두고 해야 할 우선순위의 일인가 싶었다. 그래도 워낙 자기가 보람 있게 시작한 일이라서, 크게 반대하지는 않았다. 

웰빙이든 웰다잉이든, 내 감성에는 잘 안 맞는다. 때 되면 가는 거다, 그 정도 생각으로 살아간다. 

이번에 아버지가 누우신 후, 아내랑 새로 약속을 한 게 있다. 아내보다 오래 살기로 약속을 했다. 방법은 모른다. 아내랑 있으면 주로 내가 떠드는데, 내가 없으면 너무 심심할 것 같다고 한다. 

사는 것은 늘 교차로에 서 있는 것과 같다. 한쪽에서는 지나가고, 다른 쪽에서는 새로 오고. 

클라이넨버그의 ‘고잉솔로’ 읽으면서 제일 생각을 많이 하게 된 데가 혼자 살다가 병원에 가거나 죽음을 맞이하게 될 때..

병원에서는 많은 것을 결정하게 되는데, 그걸 보호자가 한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병원 가기도 쉽지 않고, 죽어가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솔로들의 경우, 결국 친척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그게 솔로 정신과는 좀 거리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래저래 죽음에 관한 얘기들을 모아서 에세이집을 한 권 준비해보기로 했다. 한 번은 죽음에 관한 얘기들과 죽음을 둘러싼 비즈니스 같은 것을 다룰 생각이 있었다. 이래저래 요즘 하는 작업들에 죽음, 수명, 고득, 그런 얘기들이 많다. 언제 여유가 되면 죽음을 다루려고 했었는데, 그게 지금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50대 중반, 이제는 산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더 적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한 번은 생각해야 하는 순간이 이맘때쯤 아닐까 싶다. 

3.
죽음은 별로 인기 있는 주제는 아니지만,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주제이기는 하다.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삶과 죽음을 생각하고 사는 삶, 이렇게 두 개를 나눌 수 있다고 하면 헤겔식 사유가 아닐까 한다. 자본주의는 죽음을 은폐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야 더 열심히 노동하고, 더 열심히 소비하게 된다. 죽음을 생각하면, 오늘의 삶이 변한다.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사유하고 생활하게 되지만, 그런 삶은 없다. 아무리 노화를 연기하더라도 죽음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온다. 

100세 시대가 120세 시대가 되면 더 행복할까? 그건 관념적인 생각이지, 과정을 염두에 두면 생각이 좀 변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과정이지, 결과가 아니다. 

가끔 과정의 중요성에 대해서 얘기하지만, 자본주의의 삶은 결과 중심주의가 되는 경우가 많다. 입으로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해도,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하면 “그래도 결과지”, 그런 사람이 대부분이다. 

죽음은 거의 유일하게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계기다. 죽음은 누구도 피하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죽기 위해서 사는 사람은 없다. 결과는 같다. 태어난 모든 인간은 결국은 죽는다. 그렇다고 해서 삶도 같은 아니다. 많은 유산을 남기는 사람의 죽음은 존귀하고,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빈 손으로 가는 사람의 삶은 허무한 것이냐? 죽음은 다 같다. 교회나 절에서 많은 사람의 애도 속에서 죽는 사람을 신이 더 사랑하고, 아주 조용히 혼자 맞은 죽음은 덜 축복을 받을까? 그렇지 않다. 신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신의 기준으로 사람의 죽음을 평가할 때에는 그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으로 평가할 것이다. 

죽음은 많은 사람들이 피하거나 외면하고 싶은 주제이지만, 자본주의와 노동자의 삶을 주제로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피해갈 수 없는 주제다. 자본주의가 노동을 처리하는 방식에는 죽음도 하나의 양식으로 포함되어 있다. 

4.
요즘 내 삶이 개판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일정대로 되지 않는 일도 많고, 팬데믹 이후로 일정 관리도 아주 어렵다. 

내년에는 코로나가 어느 정도 해소되고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까? 어렵다고 본다. 올 겨울에는 짧게라도 미국에 갔다오고 내년 봄에 도서관 경제학 작업을 할까 했는데, 역시 어렵다. 출판사랑 상의를 좀 했는데, 결국 도서관 경제학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 이제 그만 뒤로 미루고 싶은데, 역시 코로나가 문제다. 내년 봄에는 어느 정도 완화되어 있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 택도 없다. 최소한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시점까지는 미루어야 할 것 같다. 

그 대신에 연말에 있던 젠더 경제학을 상반기로 가지고 오기로 했다. 젠더 경제학에 들어갈 내용의 일부가 직장 민주주의 쓰면서 이미 나왔다. 그리고 이번에 좌파 에세이 쓰면서 ‘메일 쇼비니즘’ 같이 거기서 하려고 하던 개념과 메커니즘 일부도 썼다. 이래저래 미리 당겨 쓰면서 전면적인 재구성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올 겨울에는 금융분야의 여성 등 여성 경제학자 인터뷰들을 좀 해보려고 한다. 이상하게 경제학에는 여성들이 없다. 예전부터 몇 번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에도 그런 일들이 거의 변하지 않는다. 일단은 금융 쪽에 집중을 하고, 몇 군데 더 살펴볼까 한다. 직업군별로 몇 군데 샘플링해서 인터뷰 작업들을 해서, 분야별로 차이점들을 좀 살펴보려고 한다. 전면적인 마초 지수까지 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직업에 따른 차이점들을 드러내는 작업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젠더 경제학은 2000년대 초반에 한 번 틀을 잡은 적이 있다.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그 틀에서 크게 바꿀 것은 없을 것 같다. 크게 안 변했다. 특히 경제와 관련해서는 더 그렇다. 이 시점쯤 되면 학부 경제학과에 그래도 여성들이 좀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별로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분야별로 공기업과 정부기관 케이스 스터디도 좀 하려고 한다. 어디가 젠더 장벽이 높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손이 조금 더 있으면 전면적으로 해보면 좋겠지만, 이래저래 많은 도움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젠더 경제학은 데이터를 가지고 실증적인 작업들을 좀 더 하려고 한다. 내가 궁금해서 그런다. 도대체 뭐가 문제라서 여성들에게 경제학은 그렇게 인기가 없는 학문인 상황이 계속되는지, 금융분야의 중간간부부터는 왜 이렇게 여성들이 없는 것인지. 

중간에 새롭게 하게 된 작업들이 몇 개 더 있는데, 그런 건 기능적인 일에 좀 더 가깝고. 간만에 대학생들하고 책 준비하는 작업을 하나 하려고 한다. 몇 년간 학생들하고 이것저것 하면서 틈틈이 하던 일이 이제는 좀 커졌다. 이제는 마무리를 해도 되는 시점이라는 판단이 얼마 전에 들었다. 경제인류학 공부하던 시절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뭐라도 좀 살피고, 분야별로 비교를 좀 해봐야 나는 할 말이 생긴다. 내년에는 그렇게 몇 년간 하던 일이 마무리를 한 번 지을 생각이다. 

죽음 에세이는 대체적으로 올해 했던 좌파 에세이랑 비슷한 시기와 비슷한 경로를 생각하고 있다. 다만 톤은 가능하면 명랑를 유지하려고 한다. 죽는다는 게 무슨 대단한 일도 아니고, 특별한 사람에게만 벌어지는 일도 아니고. 카프카의 <변신>을 고2 때 너무 재밌게 읽었던 게 생각난다. 책 보면서 밤 새는 거의 첫 번째 일이 아니었나 싶다. 아버지가 던진 사과가 만든 상처로 인해서 아들은 결국 죽고, 마지막 장면이 식구들이 피크닉 가는 걸로 흥겨워하는 거였던 걸로 기억난다. (생각난 김에 틈 나는 대로 카프카 소설들을 다시 한 번 읽어보려고 한다.) 그때는 굉장히 충격받았는데, 나도 이제는 어지간한 일로는 충격받지 않는 나이가 되었다. 

10대 시리즈가 준비된 게 있었는데, 그 일환으로 독서 얘기와 10대들 경제학이 있다. 내 책이 워낙 안 팔리니까, 어쩌면 10대 시리즈는 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워낙 10대들이 책을 안 읽고, 이 몇 년 사이에 서점에서도 10대용 분류가 거의 없어지고, 홍보는 물론이고 소개할 방법 조차도 없다는 거다. 처음 생각했을 때에는 그런 책 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는 관계자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10대들 위한’, 이런 책 얘기하면 다들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고 한다. 일단 소나기는 피해가라고 했다고.. 잠시 나도 피해가는. 연말에 ‘10대를 위한 경제학’ 얘기를 임시로 자리를 잡아놨었는데, 아마 내년에는 어려울 것 같다. 누울 자리 보고 누우라고 했다는 말이.. 

일단은 내년에 나오는 책은 이 정도로 정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는 해봐야 알고. 이래저래 밀린 일들이나 그런 걸 생각하면 보장은 없다. 

처음에 책 쓰면서 세상에 없던 책이나 내가 아니면 쓰지 못 할 책 아니면 쓰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직까지는 대체로 그렇다. 틀에 박힌 얘기들 하거나, 뻔한 얘기 할 거면 아예 펜을 들지도 않겠다던 패기가 나에게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매번 생경한 책을 내게 된다. 익숙하지 않은 얘기를 꺼내게 된다. 그래서 물어볼 데가 별로 없다. 사실 내가 궁금하고, 내가 알고 싶은 얘기들 아니라면 굳이 무거운 몸을 움직여서 뭔가 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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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경제학..

낸책, 낼책 2021. 11. 7. 20:32

분자생물학은 박사 논문 쓰면서 정말 생태학과 관련된 기초적인 것만 보았다. 당시에는 인터넷도 없었지만, 한글책도 거의 없었다. 생물학이나 생태학 책 읽기가 어려운 게, 종명이 대부분 라틴어라서 이게 뭐에 대해서 얘기하는 건지 알아먹기가 쉽지 않았다. 꽃과 관련된 용어는 물론이고, 동물들도 흔히 쓰는 불어나 영어가 아니라서, 맨날 철학책 아니면 수학책만 보다가 갑자기 읽기가 너무너무 힘들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주변에 생물학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시절에 어깨 너머로 gene 5니 그런 그들이 주로 보던 책들을 좀 넘겨보기는 했는데, 역시 너무 힘들었다. 

최근에 인공지능 전체적으로 다시 한 번 보는 김에, 여기서 워낙 유전공학 얘기들이 많이 나와서 곁가지로 유전공학 관련된 책들을 몇 권 읽었다. 그 사이에 많이 변했다. 크리스퍼에 관한 책 몇 권 읽고 나니, 재미는 있다. 

내년 적당한 시기에 ‘10대들을 위한 경제학’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거기에 이런 인공지능하고 유전공학에 대한 얘기들을 별도의 장으로 넣을 생각이다. 공학에 대한 얘기들도 능력 되는대로 많이 넣을 생각이다. 

몇 년 전까지는 새로운 경제학이라고 하면 행동경제학과 함께 진화심리학의 유행에 따라 인간 심리에 대한 실험 얘기를 많이 넣는 것이 트렌드였다. 행동이란 무엇이냐, 그런 질문이 한참 유행이었다. 글쎄, 그것도 유행이기는 한데. 아마도 신자유주의의 흐름이 개개인의 인간 심리로 넘어가서, 구조적이거나 큰 변화보다는 개개인의 선택 문제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졌던 시대가 온 것 같다. 

나는 기술의 변화가 더 궁금했고, 그렇게 해서 생겨날 새로운 경제적 관계가 더 궁금했다. 옳고 그른 것의 문제라기 보다는, 호기심에 관한 문제일 것 같다. 이게 맞다 저게 맞다, 그런 것보다는 호기심이 나에게는 더 컸던 것 같다. 

10년 후에는 어떤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을까? 아마 정권이 두 번쯤 바뀌었을 것이고, 헌법은 여전히 한 글자도 고쳐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재명이든 윤석열이든, 개헌에 그렇게 관심 있는 인간들은 아니고, 또 국회의원의 2/3의 지지를 받는 헌법 개정 같은 거 추진할 수 있는 스타일들은 아닌 것 같다. 아마 앞으로도 오랫동안 87년 9차 개정헌법은 한 글자도 수정되지 않은 채 그대로 있을 것 같다. 

지금 10대가 그때는 20대가 되어있을 것이고, 경제생활 인구로 들어가 있을 것이다. 좀 더 쉽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 집 애들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는 일이다. 

큰 애는 20살이 되어있을 것이고, 둘째는 고등학생이다. 그들에게 내가 경제학에 대한 얘기를 해준다면, 내가 경제학에 대한 얘기를 할까, 아니면 그야말로 경제, 돈에 대한 얘기를 할까? 우리 집 애들이 경제학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실 나는 관심도 없다. 그보다는 그들이 살아갈 세상에 대해서 더 관심 있고, 그들의 삶에 대해서 더 관심이 있다. 당연하지 않겠나? 

홍준표 지지하던 20대를 보면서, 이것저것 생각이 많이 들었다. 홍준표보다는 훨씬 더 노골적인 장 마리 르펜 시절에 그를 지지하던 대학생들과 얘기할 기회가 좀 있었다. 

그 시절에 아버지 르펜을 지지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그의 딸인 마리 르펜을 지지한다. 대를 이어 지지한다는 말도 가끔은 있기는 할테지만, 마리 르펜이 지금의 자리에 오른 것은 그이 아버지를 당에서 축출하면서, 일종의 개혁파였다는.. 아버지를 몰아낸 딸, 화끈하다. 참 희한하게, 변호사 출신인 마리 르펜이 국선변호사 시절에 주로 변호를 맡았던 것이 불법 이민자들이었다니.. 

그 영향이 남아서 그런지 마리 르펜은 나름 강성 여성주의자이기도 하고, 정책에 대해서도 상당히 개혁적이다. “외교는 우파, 경제는 좌파”, 이런 프랑스 국민전선의 희한한 포지션은 어느덧 세계적으로 극우파의 기조 같은 게 되었다. EU에서 완전히 탈퇴하고, 프랑스를 고립시키자는 고립노선이 아니라면 이걸 극우파로 봐야할지, 그 정도로 정책에서는 유연하다. 아마 이번 대선에서도 마리 르펜이 결국은 결선투표까지는 가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보는 것 같다. 파리 시장인 사회당 이달고의 지지율이 5% 정도 되는데, 마리 르펜은 15% 정도 나온다. 

나는 청년들이 좀 더 극우로 가는 세상에 대해서도 이미 마음을 굳게 먹고 살아간지 좀 된다. 장 마리 르펜을 열렬히 지지하는 대학생 중에서는 나의 친구들도 있었다. 

이념의 시대는 이미 끝이 났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건 아니다. 케인즈 시대에 펼쳐진 냉전과는 다른 이념이기는 하지만, 사회가 움직이고 정치 영역이 존재하는 한, 이념은 사라질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홍준표 지지는, 그것도 하나의 이념이다. 

그러나 이념은 이념이고, 경제는 또 경제다. 누군가가 지도자가 되고, 새로운 엘리트 그룹이 부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 일이다. 그걸 경제라고 부르든, 혹은 또 다른 이름으로 부르든, 집단으로나 개인으로나,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 일이다. 

그런 얘기들을 좀 차분하게 해보는 게, 내가 생각하는 10대 경제학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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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머선 129

낸책, 낼책 2021. 7. 2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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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책..

낸책, 낼책 2021. 7. 15. 15:32

이준석 책 나왔다. 글 모아서 책 내는 거 별로 선호하지 않는 편이지만, 공희준이 한다고 해서..

<리셋 코리아>는 책 자체는 폭망이지만, <리셋 에너지> 등 같은 형식으로 해보자는 제안들은 좀 있었다. 그래도 원 제품이 힘을 못 써서, 파생 상품까지 가는 건 좀 역부족이다.

어쨌든 리셋 이후, 정세균 책을 거쳐 좌파 에세이까지, 하다 보니까 정치와 관련된 책들을 몇 권을 연달아 하게 되었다. 그 흐름의 연장선 안에 공희준 책도.

리셋이 망해서, 원고 정리한 공희준에게 간 돈이 좀 처참하다. 딸 키우는 아빠 처지, 안 봐도 뻔하고. 이 책은 만 부 갈 때까지는 공희준에게 인세를 몰아주기로 하고, 그걸 받아들인 사람들이 글을 썼다. 의리인지는 모르겠고, 우정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언론에서는 주로 당장 생기는 문제를 주로 다루지만, 나는 자치 문제를 많이 보다 보니, 지방선거와 교육감 선거 등 내년에 벌어질 일들이 더 눈에 들어왔다. 그런 얘기들을 주로 짚었다..

책은 여전히 언론과는 다르다. 더 길고, 더 다양하게 본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88285952&orderClick=LAG&Kc=&fbclid=IwAR3fCodaSvxlNDM5qE14wbtig8hohysY5n9tJJDtOjj_TZVC3v5wHrHJpsc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이준석이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 교보문고

이준석 전후사의 인식 | 설마설마했다. 국회 의석 102석을 보유한 제1 야당이 국회의원 경력이 ‘1도 없는’ 미국 하버드대학 출신 36살 정치인을 당대표로 선출했다. 박근혜 탄핵 이후 갈피를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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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쓰다보면 진짜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유행을 따라가면 그래도 다른 넘들이 어떻게 했나, 그런 게 좀 기준점이 되기는 하는데.. 유행을 역행하려고 할 때에는 아주 힘들다. 내가 쓰는 책들은 대부분 유행을 역행하거나, 유행과는 상관 없는 주제들이다. 그래서 더 힘들기는 하는데, 그만큼 보람은 있다. 사회적 경제나 직장 민주주의 같은 경우, 그래도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 한 쪽 구석에 처박혀져 있던 오래된 주제들을 다시 꺼내서 논의 테이블에 올린 것만으로도 기쁨을 준다. 아마 전문강사였다면 그 얘기 가지고 강연만 해도 몇 년을 버틸 아이템이기는 한데.. 나는 또 다음 주제, 그렇게 넘어왔다. 

최근에 리셋 대한민국 형식으로 사회적 경제 심포지엄 부탁이 있었다. 그건 책으로는 어렵지만, 일회성 심포지엄 정도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셋 대한민국의 포맷으로 '리셋 에너지'를 내자는 얘기가 생겼는데.. 리셋 대한민국의 판매가 워낙 부진했다. 스핀오프를 낼 정도 규모가 아니라서, 이래저래 머리가 복잡해졌다. 

요즘 좌파 에세이를 정리하는 중이다. 1장 넘어가는 시점인데, 그야말로 현타가 왔다. 내가 이걸 왜 쓰고 있나,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쓰는 것인가, 그런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마르크스가 '위험한 도약'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다. 생산의 무계획성에 관한 얘기다. 만드는 거야 지 마음이지만, 그게 시장에 나가서 교환이 될지, 그건 무정부적인 것이라는 말이다. 한 마디로, 팔리지 안 팔리지도 모르는 걸 만들어서 시장에 내보내는 순간이 '위험한' 도약이라는 마리다. 이걸 속되게 표현하면 "대박 나세요"라는 말과 같다. 안 팔릴지도 모르는 물건을 자본주의 시스템에서는 일단 만들어야 하는 것이, 위험한 도약을 앞두고 있다는 말과 같다. 상업이라는 것은 그와 같고, 상업출간도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1장을 정리하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내가 좌파 얘기를 하고 싶은 대상은 내 친구들이 아니라 청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은 선진국들이 한 번씩 만나는 보수화의 길로 들어섰다. 청년들이 앞의 세대보다 더 보수적으로 변하는 것은 한국에서만 벌어진 일은 아니다. 영국에서 토니 블레어가 기든스의 제3의 길을 내세워 이걸 한 번 넘어섰는데, 젊은 보수인 데이빗 카메론이 등장하면서 방법이 없게 되었다. 독일은 아예 보수 쪽에서 몇 년 집권하는 중이고, 프랑스도 자체적으로는 극우파를 제어할 후보를 낼 수가 없어서, 이제는 대선 결선투표에도 못 나가는 신세가 되었다. 90년대 프랑스 공산당에 혜성처럼 등장한 로베르 위에 대한 얘기를 오후에 정리하다 보니까.. 그도 지난 대선에서 마크롱 공개 지지하고, 얼마 뒤 정계은퇴한 것 같다. 

이 변화를 맞으면서, 과연 좌파는 무엇을 할 것인가, 그런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과연 내가 대학생이라면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그런 생각도 들고. 

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까, 제목을 "청년 좌파들을 위한 연가" 정도로 잡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얘기가 아니겠나 싶다. 한국에 청년 좌파가 있나? 없지는 않다. 세상이라는 것은 묘한 균형이 생기는 법이다. 국민의 힘에 당원으로 가입하는 10대, 20대가 있으면, 그 반대편에는 다른 흐름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얘기들을 해보고 싶어졌다. 

지나간 일에 대한 얘기는 사실 별 재미 없다. 그것이 아무리 영광된 것이라도, 지나간 것은 지나간 일일 뿐이다. 노스탈지아가 파토스로 변하기는 어렵다. 삶이 재밌기 위해서는 적당한 파토스가 필요하다. 살아있는 그 누구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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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책 나왔다. 그야말로 우정에 관한 책이다. 또 다른 우정, 노회찬 얘기도 많이 썼다.

야당 시절, 민주당 일각에서 진행되었던 정책에 관한 얘기들을 꼼꼼하게 정리했다. 이 얘기를 또 할 기회는 이제 없을 것 같다.

이렇게 나도 나의 한 시대를 떠나보낸다, 아디오스.

이 책을 계기로, 나는 더 좌파 쪽으로 간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4274247&fbclid=IwAR1pF1xpipCe6C1rYByOFOjKTX0I8xp1Q9TyWEHlJFWe_SnTsuFllW7z7CY 

 

다크 히어로의 탄생

『88만원 세대』의 경제학자 우석훈의 저서. 정치인 정세균의 책이다.

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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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책, 인쇄 들어갔다고 연락을 받았다. 나로서는 최선을 다 했던 책이다. 나한테 부끄럽지 않게, 읽을 독자에게 뭔가 새로운 것을 볼 수 있게 신경을 쓴 책이다.

정치인 책은 늘 어렵다. 순수한 의미의 독자 단 한 명이라도 이 책을 집어든다면, 그를 위해서 내가 본 세상을 보여드리겠다는 마음으로 썼다.

순수한 자연인으로서, 내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책은 <아날로그 사랑법>이다. 그 책을 쓰는 과정에서,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저자로서의 나의 2기를 연 책은 <당인리>다. 그때 많이 배웠고, 새로운 방향과 새로운 사람들과 다시 세상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마 정세균 책이 이 후에 나올 책들의 실험적 시도의 첫 책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여기에서 해 본 많은 실험들을 밑천 삼아 좌파 에세이로 방향을 틀고, 그걸 기반으로 다시 젠더 경제학 등 후반기 책들로 가려고 한다.

혹시 누군지 알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 책의 1호 독자와 가능하면 인터뷰를 해서, 50권 째 책에 넣기로 마음을 먹었다.

순수한 의미의 1호 독자에게 책을 보인다는 마음으로 썼다. 제목도 그런 의미에서 '다크 히어로의 탄생'이라고 정했다.

이 책을 출간해준 출판사 대표는 손해를 좀 보게 될 것이다. 당분간 그 쪽에 책을 몰아서, 손해를 벌충할 생각이다. 이래저래 이 책은 중요한 위치를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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