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모르지../야옹구'에 해당되는 글 42건

  1. 2010.06.19 감자 밭의 마당 고양이... 6
  2. 2010.06.04 킬빌 고양이... 7
  3. 2010.05.15 길냥이들... 5
  4. 2010.05.08 고양이가 상징인 시대, 그리고 '쥐(G)' 세대 5
  5. 2010.02.16 고양이 학교 가는 날 4
  6. 2010.02.04 고양이와 스피커 9
  7. 2009.10.24 고양이 등살에 못산다... 7
  8. 2009.07.30 서울 수돗물, 까칠한 고양이 6
  9. 2009.07.27 고양이들의 순애보 2
  10. 2009.07.14 고양이들의 걸 토크 15


간만에 마당 고양이들한테 먹이를 줬다.

야옹, 결국 먹다 남긴 콤보를 마당 고양이들한테 줬는데, 역시 상했는지...

토를 해놓았다. 미안했다.

그리하여 사료를 한 웅큼 주었는데, 한넘이 잽싸게 와서...

녀석들이 요즘 만행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조그맣게 감자와 고추를 심었는데, 고추는 냉해라서 겨우 이제야 몇 개 달렸고.

감자밭에는 고랑마다 화장실로 쓰느라고, 똥 치우는 일이 또 보통 일이 아닌데...

감자잎을 녀석들이 뜯어먹는다. 도대체 왜 감자 잎을 먹을까 싶지만, 하여간 한 무더기를 뜯어놓았다.




마당 고양이만 그러는가 했더니, 야옹도 마당에 나올 때마다 풀잎을 먹는데, 오늘은 감자밭으로 직행...

잡초도 뜯고, 감자잎도 뜯고.

귀리잎이나 그런 것들은 캣잎이라고 해서 고양이 헤어볼을 토하기 위해서 먹는다고 하는데, 넘들은 아무 거나 막...

야옹도 감자잎 먹는 장면이 현장에서 딱 걸렸다.



요즘 마당이 한참 좋을 때... 라고 하지만 하루에 30분씩 쭈그리고 앉아서 손톱 밑이 까맣게 될 때까지 풀들을 뽑아주는데, 이놈의 풀들은 하루밤 자고 일어나면 다시 원상회복되어 있다.

토종 민들레라고 해서 아주 귀하다고 누군가 그러길래 올해는 뽑지 않고 뒀더니, 아주 엉망이 되었다. 민들레가 한 번 피고 나면, 땅이 아주 엉망이 된다.

손으로 잔디 관리하는 게 나처럼 할 일 없는 사람이 하루에 30분씩 매달려도 이지경인데, 도대체 골프장 그린은 무슨 수로 그렇게 금잔디를 유지하는 건지...

가끔 골프쟁이들하고 논쟁하면, 자기들도 조금씩 이제는 제초제 안 쓰고 손으로 뽑기 시작햇다고 하던데, 넘들은 무슨 용빼는 제주가 있는 건가?



지금은 계곡 밑이라서 좋기는 한데 -모기 살벌한 것만 빼고 - 평창터널이 뚫리면 담벼락 바로 옆부터 공사장이 된다.

종로에서의 한 때의 아름다웠던 기억 정도로나 남게 될까? 나도 전세사는 처지라서, 탄원서 내거나 그럴 형편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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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은 요즘 약간 호전적으로 변했다.

마루에 있는 모기장을 드디어 밀어내고 밖으로 나갔다.

영화 <킬빌 2>에 보면, 생매장된 관에서 손날로 계속해서 쳐서 결국 관을 부수고 나가는 장면이 있다.

그래서 '햄버거 고양이'에서 '킬빌 고양이'로 별명이 바뀌었다.

사건의 전모는 다음과 같다.

하루 종일 마당에서 마루에 있는 고양이들을 놀려대는 마당 고양이의 놀림에 열 받았는지,

드디어 모기장틀을 밀어내고, 바깥으로 나가시어,

과감히 자기 보다 덩치 큰 고양이와 기어코 한 판을 뜨셨겠다.

마침 돌아왔던 아내가 보고 시껍해서 얼른 붙잡아서 집으로.

어쨌든 태어나서, 아니 우리 집에 와서 2년만에 처음으로 드디어 다른 고양이와 한 판을.

똥개도 자기 집에서는 한 수 잡고 간다더니, 처음 해 본 싸움에서 이겼다.

그리고는 나중에 한 번 더 모기장틀을 열고 나가서 2시간 동안 혼자 놀다가 들어왔다.

(더운데 창을 못 연다...)

하여간 그 이후로는, 이제 어른이 다 된 듯한 표정으로, 완전 당당해졌다.

우리 집은 오래된 집이라서 별의별 벌래가 다 나오는데, 완전 반장 노릇이다.

떠들지 말란 말이야...

우리 집 반장은, 떠들면, 가차없이 다리를 끊어놓는.

(아, 무셔라...)

다시 파리의 계절이 왔다.

날아다니는 파리를 고양이 잡는 걸 보면, 정말 예술이다.

펄쩍 뛰어서 그 작은 손으로 파리를 박수 치듯이 잡아내는데, 진짜 예술이다.

(덕분에 마루에 죽은 시체가 즐비하다... 우에...)

모기도 좀 잡으면 진짜 사료값이나 캔값이 아깝지가 않을텐데, 모기는 잡지 못한다. 너무 작아서 그런가?

진짜 떠드는 애는 모기인데...

이 동네 모기는 '타이거 모기'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서울예고가 집에서 멀지 않은데, 서울예고 학생들이 하도 이 북악산 모기에 시달렸는지, 거기에 '타이거 모기'라는 별명을 붙였다고 한다.

물리면, 진짜 인생이란, 그런 질문이 나올 정도이다.

(다음에는 감자밭과 고양이 만행 사건에 대해서 한 번 써볼까...)

(고양이 얘기 책으로 내고 싶다는 출판사가 있어서 연락을 해왔는데, 아무래도 가벼운 얘기는 당분간은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대답을 했다. 생각보다, 고양이가 재밌기는 재밌는 짐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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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집에 있는 고양 말고 또 다른 길냥이들과 같이 사는 중이다. 이게 같이 사는 게 맞다고 해야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작년 장마 때 오들오들 떠는 새끼 4마리와 어미가 안되어 보여서 가끔 먹이를 준다.

너무 자주 주면 안 좋다고 해서, 한달에 한 두 번 주는 것 같다. 아주 추울 때, 비올 때...


아내가 애지중지 하는 아주 조그만 텃밭이기는 한데, 고추모종을 심어 놓았고, 감자도 막 싹이 나기 시작한다.

넘들은, 텃밭 둔덕을 파헤치고 실례를 하고 다녀서, 내내 돌아다니면서 녀석들 똥 치워주는 게 생각보다 큰 일이다.

해 있는 날은 밥을 잘 안주는데, 모처럼 주말에 개운한 기분으로, 에라 기분이다...



덩치가 비슷해보이지만, 새로 온 녀석이 새끼이고, 먼저 온 넘이 엄마이다.

실제로 보면, 새끼 먹으라고 엄마는 조금만 먹고 금방 자리를 비겨준다.

이넘들 말고도 식구 관계는 아니지만 종종 놀러오는 뚱땡이가 한 마리 있는데, 그 뚱땡이가 자기가 먼저 다 먹지 않고,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는 다른 새끼들을 위해서 조금만 먹고 옆으로 비켜줄 때, 정말 감동이었다.

남의 자식이라면 자기가 먼저 다 먹어버릴 것 같은 인간들을 좀 아는데, 뚱땡이는 그러지 않았었다.


얼핏 보면 형제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덩치 차이가 좀 난다. 모녀 관계이다.


잘 쓰지 않는 기능이기는 한데, 정말 간만에 디지탈 줌이라는 걸 써서 2배로 키워보았다. 그냥 크롭 기능 같은 거라서 실제 출간용 사진에서는 거의 쓰지는 않지만, 그래도.

보통 나는 수동 아니면 셧터 속도를 고정하는 그런 사진을 좋아하는 편이기는 한데, 고양이 찍을 때에는 그딴 거 없다.
요즘 주로 고양이들을 찍는데, 수풀 사이에서 잠깐 얼굴 보는 순간에 이것저것 조정할 틈이 없다.

고양이 하품 하는 걸 한 번 찍어볼까 싶었는데, 그게 기회가 거의 나지 않는다.

그대신 필름 시뮬레이션이라는 걸 사용해서, 약간 색조가 다른 사진을 얻을 수 있기는 하다. 3번째 사진이 커스텀 채널로 설정한, 벨비아 톤이고, 나머지 수치들도 훨씬 올려놓은 건데. 같은 거 두 장을 놓고 확대해서 보면 좀 차이가 있지만, 그냥 찍으면 그게 그거다.


곧 장마가 올텐데, 이넘들은 어떻게 살까?

작년에 같이 지내던 4마리 새끼들은 그래도 그 장마를 무사히 잘 넘겨서 이렇게 어미가 되었다.

이렇게 보면 정말 평화로워보이지만, 어미는 그새 어디 가서 싸우고 와서 꼬리가 반쯤 끊겼고, 새끼는 아직 꼬리는 멀쩡한다.

내가 본 것만 이제 벌써 3대째인데, 원조 할아버지에 해당하는 얼룩 고양이는 요즘도 가끔 우리 집 부엌 앞 담장 위에서 햇빛을 쬐고 있기도 하다.

넘들도 사는 게 힘들고 고달퍼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생명이라는 것은.

삶은 언제나 치열하지만, 가끔은 다른 생명을 보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 그런 게 내가 누릴 수 있는 호사 중의 하나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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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매고 산책 중인 고양. 이러다가 두 번이나 잃어버릴 뻔했었는데... 날 좋으면 산책 고양이를 가끔 한다.)



요즘은 고양이가 상징인 시대이다. 일본에 비하면 한국의 고양이 열풍은 비교도 안될 정도이지만, 어쨌든 2년 전부터 고양이 열풍이 불기는 불었다.

대통령은 싫은데, 싫다고 하는 것도 지겹고, 그러니 고양이들을 키우기도 하는 듯하다.

쥐를 잡자, 쥐를 잡자, 찍찍찍...

세대 문제에 대해서는 나도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고, 내 머리 속에도 아직 덜 정리된 것들도 있기는 하다.


하여간 조선일보 버전으로 G세대라는 용어를 썼고, 뭐 이게 처음은 아니지만, 어쨌든 20대들에게 이 단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좀 물어보았다.

여러가지 답변 시나리오들을 나도 예상해봤던데,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답변이 나왔다...

아니, 어떻게 우리들을 '쥐(G)'라고 부를 수 있지요?

악!

쥐는, 명박 별명이 쥐 아닌가요?

G 대통령에 G 세대, 이렇게 얘기하는 것 같았는데, 아마 이건 처음의 명명자인 조선일보에서도 생각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글로벌, 골드, 아무리 애기를 붙여도, 쥐(G)는 쥐일 뿐이라는데.

언어의 각인효과가 있는 것인지, 한 번 이 단어를 '쥐'로 인식한 사람에게는, 영원히, 나를 '쥐'라고 불렀어, 그런 어감이 생기는 거 같다.

다시 한 번 고양이 생각이 나다.


(그러나 이날 고양은 아무 풀이나 막 뜯어먹고, 결국 전부 토한 다음에 하루 종일 골골 거렸다가 이틀이 되어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양 돌아가시는 줄 알고 시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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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열흘간 여행이다. 고양이를 맡게 놓을 데가 없어서 고민고민 하다가 길고양이를 6마리 정도 키우는 어느 화가의 집에 맡기기로 했다.

 

속편하게 그냥 동물병원에 맡겨놓을려고 했더니, 거기는 그냥 철장에 가둬두기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고 절대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한다.

 

우리 집 고양이도 동물병원에서 4달 된 것을 데리고 온 건데, 어쨌든 안 좋다고 한다.

 

우리 집 고양이는 여름에 가끔 집 바깥의 고양이들과 방충망을 사이에 놓고 떠드는 것을 제외하면, 집에 온지 1년 약간 넘는 동안에 혼자서만 살았던 셈이다.

 

사회화, 인간화, 그런 표현을 응용해본다면, '고양화'가 너무 안된 넘이다. 나도 고양이를 꽤 키워봤지만, 이렇게 잠자리를 파고 들고, 도무지 자기가 고양인지 사람인지, 분간 못하는 넘은 처음이다. 새끼 때부터 사람들하고만 커서 그런 것 같다.

 

여러가지 황당 사연들이 많은데, 그 중에 최고는, 툭하면 베게를 베고 잠을 잔다는 점이다.

 

식빵자세 혹은 잠수함 자세가 기본 자세로 알고 있는데, 내가 베게 배고 옆으로 자는데, 꼭 그 모양 그대로 잔다.

 

미친 넘.

 

하여간 여섯 마리 고양이 있는 집으로 열흘간 보내는데, 완전히 학교 가는 셈이다.

 

사흘 정도 혼자 둔 적이 있었는데, 혼자 있다가 열불이 났는지, 부엌에다가 똥다 싸놓고, 경향신문 위에다 촥, 오줌을 지리고.

 

열흘씩 혼자 두는 게 자신도 없고, 그렇다고 누군가 와서 좀 돌봐주라고 말할 그렇게 만만한 사람도 없고, 이래저래 자신이 없어서.

 

조금 있으면 화가가 집에 돌아올 시간이라서, 그야말로 고양이 기숙학교로 갈 시간인데.

 

자신에게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지 전혀 모르고 천연덕스럽기만 하다.

 

고양이한테는, 이게 마법사들이 가는 호그와트 같은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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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에 쓰던 턴테이블이 고장 나서 데논 40만원짜리를 새로 샀다.

 

장정일 선배한테 그 얘기를 했더니, 하이엔드를 부정하는 거냐, 거부하는 거냐?

 

그양반, 고마 화가 단단히 나삐따...

 

물론 나도 좋은 턴테이블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좀 하지만, 턴테이블이 비싸지면 카트리지가 너무 비싸서, 소모품 감당하기가 힘들어서... 나중에 정말 할 일 없으면.

 

그런 이유도 있고, 좋은 턴테이블은 커버가 없는데, 턴테이블 위에 고양이가 올라가서 발 핥고 있는 걸 보고 있으면, 비싼 걸 사겠다는 생각이 싹 사라진다.

 

마루에서 쓰는 스피커는 결혼할 때, 그야말로 결혼을 기념해서 새로 장만한 스피커이지만, 복각이다. 와트퍼피 짝퉁...

 

나중에 여유가 되면 와트퍼프 7 정도 있으면 좋겠다고, 상상이야 내 맘이다.

 

30대 초중반에는 나도 스피커 잠 많이 샀었다. JBL을 거쳐, 모니터 오디오 시절, 그러다가 국산으로 와서 몇 년간 돌다가, 국산 스피커 붐이 끝나면서 이제는 와트퍼피나 다인으로 가야지, 하다가 딱 결혼을 했다.

 

싼 것, 비싼 것, 이렇게 스피커만 다섯 조가 있다.

 

앰프는 한참 많을 때 다섯 조가 있었는데, 진공관은 벌써 나갔고, 지금은 인티 하나, 맛탱이 가서 블록 파워에서 그냥 싱글로 돌아온 거 한 조. 국산 앰프를 썼더니, 몇 년이 지나니 볼륨부터 시작해서 하나씩 맛탱이가 가기 시작하는데, 고치기도 귀찮아서 그냥 계속 하나씩 망가지는 중이다.

 

결혼 하고 나서 새로 산 건 데논 턴테이블이 유일한데, 그렇다고 새로 뭔가 나오면 가끔은 샵으로 뛰어가서 구경하는 짓은, 여전히 한다.

 

물론 마음 속에 그려보는 환강의 마지막 셋트는, 언제나 계속 업글 중이다만.

 

마루의 복각 와트퍼피에 올라간 고양이를 보고 나면,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진다. 스피커 그릴을 지지대로 밝고 올라가는데, 몇 번에 한 번씩은 그릴이 마루에 떨어져있다.

 

와트퍼피 위에 기운차게 올라가서 포효하는 고양이를 보면, 이게 복각이니 참고 넘어가지, 진짜였으면 속 꽤나 썩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앰프, 스피커, TV, 턴테이블, 전부 그냥 고양이 놀이터일 뿐이다. 진공관 앰프가 하나 있었는데, 진공관 틀었다가는 고양이 구워먹을 일 생길 것 같아서, 그냥 놀리고 있다가 결국은 맛탱이가 갔다.

 

B&W signature diamnond 모델로 40년 기념판이 나온 걸 봤다. B&W는, 소리에 비해서 너무 비싸서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조지 루카스가 모니터용으로 사용한다고 해서 조금 관심을 가지고 들어본 적이 있다.

 

이 모델은 B&W 중에서 중간급 정도인데, 얄쌍하고 예쁘기는 정말 예쁘다만...

 

고양이가 위로 올라갔다간, 영 파이다.

 

지금 방에서 쓰는 스피커는 민성 톨보이이다. 참 옛날에 내가 이런 것도 샀었군... 팔려고 해도 살 사람도 없겠지만, 지금은 그냥 몇 년째 계속 쓴다. 내가 생각해도 좀 한심한 소리이기는 하지만, 쿡트비의 영화나 보고 DVD 정도 보는데, 아무 하자 없다.

 

이넘은 그릴이 튼튼해서, 고양이가 위로 올라가도 아무 끄덕없다. 너무 튼튼해서, 잘 빠지지도 않고, 빠지면 도로 끼우기도 어렵다.

 

하이엔드와는 아주 거리가 멀지만, 하이 터프하기는 하다. water proof가 아니라 고양이 pro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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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에서 낮잠 자고 이불 치울려고 하는데, 그 사이에 고양, 자기 자리라고 뒹굴면서 시위를 시작했다.

 

그러다 이불 좀 억지로 치울려고 하면 도끼눈을 뜨고, 확 삐져버린다.

 

(카메라가 없어서 핸펀 카메라로 찍어보는데, 와... 이거 뒹굴뒹굴하는 고양, 도저히 속도를 못 따라간다.)

 

고양, 여기 좀 봐, 치즈...

 

치즈는 안 해도 가끔 쳐다보기는 한다.

 

(마당에 있는 쓰지 않는 개집을 치울까 했는데, 그새 날씨가 추워졌는지 5개월 된 마당 고양이 새끼들이 개집 안의 이불 위에서 나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마음이 아파져서, 그것도 못 치우겠다.)

 

(일본 갈 때 고양이 데리고 가는 방법을 고민 중인데, 오사카 가는 배는 고양이를 못 태운댄다. 시모노세키까지 가는 배도 같은 배라서 못 태운댄다. 우와, 고양 땜에 일본 열도를 헤매고 다니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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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국제회의에 참가했다가 아리수라는 물이 있어서 마셨다. 맛은, no comment.

 

고양이 물 먹이는 것도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닌데, 이놈이 처음 우리 집에 온 며칠을 제외하고는 물을 일절 마시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지도 목이 마르긴 하니까 화분에 있는 물, 화분 물받침에 고인 물, 이런 물들을 마신다.

 

길에 살던 고양이를 데리고 온 거라서 자연의 물의 좋은가, 이리저리 추론을 해봤는데...

 

한 달쯤 후에 정수기 물을 주면서 문제의 원인을 알았다.

 

길고양이 주제에, 수돗물은 안 마신다, 허걱.

 

우리 집 고양이가, 이게 입맛이 좀 까다롭기는 하다. 오죽하면 햄버거 고양이라고 별명을 붙여주었겠나.

 

캔도 가끔 따주는데, 딱 자기 선호하는 캔 한 두개 말고는 본 척도 않는다. 그래서 하루쯤 기다려보다가 결국 마당에 사는 원단 길고양이들만 포식하는 일이 종종 벌어졌다.

 

하여간 입이 짧으셔...

 

열 달쯤 지나가니까 요즘은 고양이용 육포나 햄 같은 것도 조금씩은 먹는데, 뭐 그렇게 내켜서 먹는 눈치는 아니고, 주는 성의를 봐서 약간 맛이나... 잘났다, 정말.

 

그러나 굶으면 굶지, 이 고양이는 절대로 수돗물은 안 마신다. 서울시에서 아무리 수돗물 품질이 뛰어나고, 생수 대신 마셔도 된다고 아리수라는 이름을 붙여도...

 

고양이가 본 척도 안 하려고 하는데 어쩔 거냐. 명박식으로 '대한 늬우스' 틀어대나고 해서 고양이가 꿈쩍도 할 것 같지도 않고.

 

썩은 물도 먹고, 툭하면 샤워하고 난 물도 먹는 고양이가 수돗물은 절대로 안 먹는 상황. 잘 났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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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덜룩하게 못생긴 고양이가 한 마리 있다. 우리 집 마당에 종종 출현한다. 그냥 그런 고양이 한 마리 있나 싶었는데, 관계가 전환되는 계기가 한 번 있었다.

 

장마가 한참일 때, 이 얼룩덜룩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 세 마리를 끌고 우리 집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었다.

 

아, 엄마구나...

 

눈 막 뜬 새끼 고양이는 세상에서 다시 없을 정도로 귀여운 존재이다.

 

그 장마를 잘 버틸까 싶어서, 어느 날부터 처마 밑에 먹이를 주기 시작했는데, 길고 길었던 올해 장마가 끝나고 어느 날부터, 나머지 두 마리 새끼들은 보기가 어려워졌다. 엄마와 새끼, 그렇게 둘이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이게 생태계에 좋은지, 아니면 세상에 좋은지, 그런 건 모르겠지만, 두 마리 새끼는 장마를 못이겨서 죽었거나, 아니면 엄마가 버린 것 같다. 내가 마지막 본 장면은 딱 한 마리 새끼가 이 얼룩달룩, 못 생겼다고 내가 구박하던 그 엄마 고양이한테 젖을 먹고 있던 장면이었다.

 

왜 한 마리 뿐일까?

 

나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사라져버린 두 마리는 아마 젖도 못 떼고 죽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어디선가 잘 살고 있고, 다만 힘이 약한 새끼 한 마리를 어미가 끝까지 데리고 있는 거라고, 그렇게 상상하기도 한다. 실제로 그런 적이 있다. 대충 열 마리 넘는 고양이를 키워봤는데, 그 중에 한 번, 제일 예쁘고 튼실해보이는 새끼 고양이 한 마리만 남기고 엄마가 가출한 적이 있다. 나머지 두 마리는 늘 그렇듯이 예전 우리집 현관에서 오랫동안 살았다. 그런 것이면 좋겠다만...

 

하여간 그래서 얼마 전부터 저녁 때마다 고양이 사료를 조금씩 놓아주는데, 한 시간이 지나기 전에 다 사라진다. 다만, 한 마리 남은 새끼를 끌고 다니는 그 얼룩달룩 못생긴 고양이 모녀가 먹었으면, 뭐, 그런 마음이다.

 

오늘 저녁에는 정말 못생긴, 누렁이 고양이를 봤다.

 

나는 이 누렁이로부터 모녀 고양이를 지켜야 하나, 뭐 그런 생각을 했는데...

 

어쨌든 늘 하던 것처럼 사료를 주면서 보니까...

 

엄미와 새끼, 그렇게 한참 사료를 먹는 것을 지키던 그 누렁이가 그들이 사라진 다음에 비로소 사료를 먹는 걸 보았다.

 

아빤갑다.

 

가끔씩 어미와 새끼를 지키는 아빠 고양이들이 있다. 이 누렁이는 아마도 아빠 고양이인 것 같다.

 

배고플텐데, 엄마와 새끼가 먹을 만큼 먹고 자리를 지키고 난 다음에야 약간 남은 사료를 먹는 이 누렁이는, 아마 얼룩달룩이 남편이고, 한 마리 남은 새끼 고양이의 아빠일 것 같다.

 

그리고 다시 돌아보니, 그 새끼 고양이의 검은색 옆의 노란 줄은, 엄마와 아빠를 섞은 그런 모습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고양이들의 순애보이다.

 

누렁이, 그 자식이 이 고양이들의 아빠이고, 어미인 셈인데, 정말로 아내와 새끼들이 다 먹고 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그런 길고양이를 보면서, 이 한 가족의 순애보가 가슴을 아프게 한다.

 

저 녀석들이 올 겨울까지 버틸까, 아니면 이번 겨울을 버텨낼 수 있을까?

 

장마가 지나고 잠깐 펼쳐진 밝은 여름 날, 고양이들의 순애보가 나를 울린다.

 

누렁이면 어떻고, 얼룩이면 어떻겠나. 하나 남은 새끼 고양이를 지금 저들의 어미 아비가 죽어라고 살리려고 하는 것이고, 그 때야 최근 펼쳐진 우리 집 마당의 비밀을 풀었다.

 

지난 겨울 내내 쟁탈전이 벌어졌던 이 마당에, 두 마리 고양이면 새끼 고양이 한 마리만큼의 생태 공간을 지킬 수 있다. 지금 저들은 그러고 있는 중이다.

 

이 새끼 고양이가 다 자라서 어른이 되면, 그 때는 이 임시적 가족관계가 해체되고, 그들끼리도 경쟁 관계에 들어갈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순애보다.

 

해가 진 밤, 그들 세 가족이 펼치는 고양이 순애보가, 문득 내가 왜 살아가려고 하는가,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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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고양이는 암컷인데, 이제 한 살이 되었을까? 하여간 길 잃은 고양이를 한 마리 동물병원에서 분양받아서 데리고 왔는데, 이제는 곧 컸다.

 

그리고 이 고양이 주변에서 얼쩡얼쩡거리는 아주 못생긴 고양이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특히 못 생긴 고양이가 한 마리가 있다. 하여간 이 못 생긴 고양이와 우리 집 고양이는 상당히 친한지, 모기장을 사이에 두고 곧잘 심오한 소리들을 낸다.

 

이게 그냥 발정기인줄 알았는데, 최근에야 이게 고양이들의 걸 토크라는 걸 알았다.

 

못생겼다고 나한테 구박받던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 세 마리를 얼마 전에 낳아서 우리 집 마당에서 키우기 시작했다. 새끼를 낳고 나서 이제는 엄마 고양이가 된 이 못생긴 고양이와 우리 집 고양이가, 하루에 한 시간씩 한참을 떠들어댄다.

 

이건 발정기 소리가 아니라, 그야말로 걸 토크인 셈인데, 무슨 얘기들을 저렇게 하는 걸까, 궁금해지기도 하였다.

 

어쨌든 고양이 새끼들은 세상에 이렇게 귀여운 게 또 있을까 싶게 귀엽다.

 

그래도 우리 집 안으로 들어온 것들이라서, 얘들한테도 밥을 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겨우내 우리 집 마당은 동네 고양이들의 각축장이고, 며칠에 한 번씩 우리 집 마당을 차지하기 위해서 동네 길고양이들이 혈투를 벌이던 곳이기는 한데...

 

새끼를 낳은 어미 고양이한테는 영역을 양보하는 모양인지, 한동안 못생겼다고 구박하던 고양이가 이제는 어느덧 엄마가 되어서 세 고양이를 거느리고 먹고 살겠다고 바둥거리는 모습을 보면, 정말 마음이 짠하기도 하다.

 

아직 우리집 고양이는 중성화 수술을 안 시켰는데, 어쨌든 새끼를 한 번쯤 낳을 수 있게 해주고 싶기는 한데, 여전히 집은 어수선하고, 나도 이것저것 쓰느라고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가끔 신화에 보면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영웅들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람이 새와 노래를 했던 니벨룽겐의 반지의 주인공 지그프리트.

 

고양이들의 걸 토크는, 정말로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다.

 

아직 성묘가 제대로 안된 처녀 고양이와 이제 막 세 아이의 엄마가 된 고양이, 이 둘은 무슨 얘기를 그렇게 하루에 한 시간씩 나누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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