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11'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8.05.11 어른들의 얘기 1
  2. 2018.05.11 젊은 날의 공포...
  3. 2018.05.11 멘토

오늘 오전에 원혜영 의원하고 한참 통화를 했다. 기분이 확 좋아졌다. 사람들은 원혜영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 하여간 겁나게 웃기는 사람이다. 그 해석이 약간 해석을 해야 웃기는 웃음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내가 아는 한국인 중에서는 원혜영만큼 통쾌한 웃음을 주는 사람은 없다.

그 웃음의 여운이 하루 종일 갔다. 블로그에 '지랄한다 싶었다'라는 제목의 폴더를 새로 만들었다. 요즘 내가 애들 키우다 보니, 너무 언어 순화해서, 고운 말 바른 말만 쓰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나도 뭔가 바른생활 증후군 같은 데 빠져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

나꼽살 등, 방송도 너무 많이 했다. 자꾸 언어순화하고, 바른 말 고운 말 그러나 답답한 말, 이런 말만 하고 있었다. 정신 건강에 안 좋다.

하여... 매일은 아니더라도, 며칠에 한 번씩은 '지랄한다 싶었다' 폴더에 짧은 글들을 좀 써보려고 한다.

성인들의 얘기라는 게 우리에게 너무 없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이게 어른들의 얘기는 아니다. 어른들의 얘기가 너무 없으니까, 나이 처먹고 나면 결국 퇴행 현상들이 벌어지는 거 아닌가 싶다.

프랑스의 스탠딩 코메디를 참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다. 이게 좀 어른들 얘기다. 반드시 섹스 코드만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정치 얘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다 맞다고 하는데, 그게 과연 그래? 이 얘기를 정색을 하고 하면 재미 없다. 찰지게 욕을 좀 섞어야...

우리가 요즘 하는 유머라는 게 뻔하다. 순실이 욕 아니면 박근혜 욕. 순실의 시대가 끝나고 나니, 유머가 아예 사라져버렸다. 준표는 순실이 따라갈려면 멀었다. 맨날 한국당 욕만 하는 게, 이게 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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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짜로 공포를 느꼈던 것은 한 번인 것 같다. 동구가 무너지고 동독의 유명한 경제학자들이 택시 운전수가 되었다는 짧은 신문 기사.

그게 내 인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바게트 만드는 학교를 다닐까 생각했다. 제대로 하려면 담배를 끊어야 한단다. 그건 곤란하지. 그래서 보석 세공을 배울까 했다. 이 눈으로는 택도 없다는. 마지막으로 고미술 복원을 배울까 했다. 내 무딘 손가락으로는 역시 입학시험도 통과 못 할...

학위를 받기는 받겠는데, 먹고 살기는 힘들겠다고 거진 포기한 상태. 그 때 진짜로 무서웠었다. 어차피 굶어죽을 거, 하고 싶은 거나 하자고 자포자기 상태로, 전혀 돈 되지 않을 분야로 박사논문을 썼다. 후회는 없다.

그리하여 많은 것을 포기하고, 굶어죽어도 좋다고 생각.

그 시절의 나를 지금 돌아보면, 병신 육갑하네... 잘 처먹고 잘 놀고 살았다. 50이 되었다. 자칫하면 똥돼지로 50을 보내게 생겼다는 두려움에 만보기를 켜고, 이틀째 꼬박꼬박 만보 채워서 걷는 중이다.

굶어죽기는 커녕, 자꾸 배에 살이 붙어서 고민스럽게 되었다. 전혀 쓸 데 없는 공포를 가지고 몇 년간 시름시름, 센티멘탈 블루스.

그래서 난 20대에 낭만이나 아름다운 추억과 기억, 그런 게 거의 하나도 없다. 병신이지... 안해도 되는 걱정을 너무 많이 하면서 살았다. 그걸 내려놓고 나니,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냥 아저씨가 되었다. 디룩디룩, 살이 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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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 나는 멘토라는 말이 그렇게 싫었다. 평등한 인간들이 뭐가 그리 잘났다고 누구는 멘토고 누구는 멘티냐. 지랄한다 싶었다. 허울좋은 껍데기만 남은 도제 시절의 관습일 뿐이다. 삶 앞에 인간은 다 평등하다. 멘토라고 나섰던 사람들의 일부는 나도 좀 안다. 자기 삶이 풍전등화인데, 무슨 멘토라고 썰래발을. 어휴 무셔라. 그저 인생 앞에 최소한의 예의라도 서로 지키면서 살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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