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3'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7.11.23 증오를 내려놓기
  2. 2017.11.23 탈당과 입당... 1
  3. 2017.11.23 10년 후 한국
  4. 2017.11.23 마음은 청춘? 1
  5. 2017.11.23 문체, 습기, 생기...

증오를 내려놓기


50대에 대해서 생각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정리할 건 정리하고, 마음 먹을 것은 마음 먹고. 에세이와 사회과학 책이 다른 것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 내가 살아가는 삶 사이의 차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잠시. 생각과 삶은, 조금 다르다. 글을 쓰려고 생각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덜고 또 덜어내는 수밖에 없다. 생각이 단촐해지면, 뱃살도 단촐해질까? 그럴 리가. 먹는 것이 단촐해져야.


증오하는 것을 내려놓는 50대가 되었으면 하는, 그런 작은 소망이 있다. 홍종학 장관 하는 거 보고, 나도 크게 느낀 바가 있다. 진짜 친한 양반이고, 엄청나게 친할 관계다. 그리고 실제로도 많은 일을 같이 했다. 그렇지만 좀 느껴지는 바가 있었다. 그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욕심과 증오는 동전의 앞뒷면인지도 모르겠다. 증오하면 욕심이 생긴다. 그 증오도 이제는 내려놓고 싶다. 증오를 내려놓는 것, 그게 제일 힘들다. 속에서부터 열불이 나는데, 그게 내려놓아지지가 않는다.


그래도 내려야 한다. 그래야 지금 행복해진다. 증오하면서 행복하다, 불가능하다. 성립되지 않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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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동안 민주당 당원이었다. 내가 당에 갔을 때, 당 지지율 12%였다. 근혜 시대, 다른 선택을 하기가 어려웠다. 총선도 이기고, 대선도 이겼다. 당원도 차고 넘치고, 정부 돕겠다고 줄 선 사람이 서울산성을 한 바퀴 돌 정도다. 유성룡의 징비록에는 서울 산성의 성첩이 3만개였는데, 임진왜란 때 급하게 모은 사람이 7천명이었다고 나온다. 지금 줄 선 사람이 3만명이 아니라 6만명도 넘을 것 같다.

이제는 모든 게 조용해졌고, 내가 뭐 하는지 관심 갖는 사람도 아무도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원래부터 녹색당 당원이었고, 오랫동안 거기에서 활동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지금이 녹색당으로 돌아가기 제일 좋은 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선 끝나고 당적 정리할까 했는데, 그 때는 몇 명이 말렸다. 그래서 좀 더 기다렸다. 이제는 말릴 사람도 없을 것 같다.

30대 때, 이재영과 약속을 했었다.

당시 민주노동당이 막 원내 들어갔을 때였다. 사민주의 정당도 자리를 잡고, 녹색당도 자리를 잡으면, 이재영과 둘이서라도 공산당 만들기로 했다. 나이 먹고, 더 이상 욕심 부릴 일 사라지면, 공산당 만드는 게 친구와의 약속이었다.

그 이재영은 벌써 죽었다.

이제는 지킬 약속도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다. 그냥 조용히 살면 된다. 그래도 내 삶의 마지막은 녹색당원으로 살아가고 싶다. 언젠가는 그렇게 하려고 하는데, 그게 지금인지, 조금 더 기다리는 때인지, 그 판단이 아직은 잘 안 선다.

내일 아침에 이재명 만난다. 나도 이제는 판단을 해야 할 순간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민주당 당원으로 하고 싶은 일은 이제 없다. 그러나 녹색당 당원으로 하고 싶은 일은, 아직은 조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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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세상은 어떨까, 요즘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10년 후면 나도 환갑이 된다. 내가 살았던 한국은, 돈으로 너무 설명이 잘 되는 나라였다. 내가 바라는 10년 후 한국은, 돈으로 뭔가 설명이 잘 되지 않는 나라다. 내가 본 선진국이 대체로 그렇다. 미래 얘기하면, 정부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을 여기저기, 덕지덕지 쓰도록 강요한다. 그러면 미래가 좀 보일까? 보장한다. 4차 산업혁명을 생각하는 순간, 바보 된다. 열심히 살았던 공무원이 은퇴를 앞두고 바보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미래는 지금의 연장이다.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새로운 미래가 올까?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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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청춘?


옛날부터 '마음은 청춘'이라는 말이 그렇게 싫었다. '88만원 세대'를 쓰게 된 가장 직접적인 동기도, 친하게 아는 선배가 '마음은 청춘'이라는 개수작을 부려서. 그 말 듣자마자, 진짜로 청년에 대한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 때 나는 30대였다.

그 때에 비하면 나도 나이를 많이 먹었다. 내 동료들도 다 늙어가고. 늙어가면서 알 것 같다. '마음은 청춘'이 아니라, 마음부터 먼저 늙는다. 몸이 늙고 마음이 늙는 게 아니라, 마음이 늙고 몸은 뒤따라 늙는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뭔가 깨닫고 깨우치는 게 아니라, 비겁한 변명과 못된 짓할 잔대가리만 늘어난다. 죽어도 '마음은 청춘', 이런 개수작을 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 2모작'이라는 얘기를 듣고, 초반에 이건 아니다라는 얘기를 못한 건... 그 땐 몰랐다. '마음은 청춘'이나 '인생2모작'이나, 대 개수작에 불과한 것. 그냥 조용히 사는 것, 할 일 하는 것, 그게 그렇게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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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체에 대해서 좀 생각해보는 중이다. 에세이집을 준비하면서, 문체를 크게 한 번 바꾸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질색을 하는 것은, 기교로 글을 쓰는 일이다. 그건 글도 아니고, 뭣도 아니고, 그냥 쓰레기다.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니까 글을 쓰는 거지, 그런 게 없는 데도 테크닉으로 어떻게 해볼까... 어불성설이다. 그냥 노는 게 낫다. 그렇지만 기교가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내용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형식과 기법이 필요하기는 하다.

최근에 내가 글을 읽는 기준은, 습기와 생기, 두 가지다. 습기는 촉촉하게 젖어드는 것, 생각을 하게 만든다. 습기 없이 생각만 하려고 하면 골 아파서 아예 집어 던지게 된다. 그리고 생기, 행복하고 움직이게 만드는 것.

의미는 알겠는데, 이걸 문체에서 구현할 방법은? 아직 모른다. 고민만 해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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