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10.25 50대 에세이 제목 5
  2. 2017.10.04 <국가의 사기>, 마지막 스퍼트를 위한 숨고르기 1

50대 에세이는 '경차 타면 멋진 나이' 쪽으로 가기로 했다. 기아 차 출고 자료를 받아봤는데, 경차를 제일 많이 타는 건 40대고, 그 다음이 50대. 남녀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고, 20대와 30대가 많이 탈 것이라는 건 통계상으로는 그냥 생각. 신차 기준이라서 중고차까지 포함해서 보면 약간 바꿀 수는 있겠지만,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경차를 구매하는 데, 성별효과, 연령효과, 가격효과로 나누어 본다면, 성별효과와 연령효과는 별로 없고, 가격 효과가 가장 커 보인다.

원래는 '개수작과의 결별'이 가장 땡겼는데, 나라고 특별히 지난 습과의 이별, 뭐 이런 드라마틱한 일을 한 것은 별로 없다. 그리고 드립다 욕하는 것도, 이젠 별로다. 욕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가급적이면 유머 코드를 많이 쓰고, 돌려돌려 말하는 방식을 써볼까 한다. 이렇게 말하나, 저렇게 말하나, 서로 같이 고민을 해보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50대 에세이는 일반적인 50대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흔히 386이라고 불렀던, 이래저래 욕 디지게 먹는 바로 그 나이에 속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공존한다. 아쉬운 점과 안타까운 점도 공존하고, 불가피성과 가능성 같은 것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꼭지는 여러 개 잡아놓기는 했는데, 앞의 책에 밀려서 이제 써야 한다. 50이 되면 진짜로 어떤 느낌이 들까? 그런 얘기를 담담하게 내려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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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영 종 상향, 이게 내 인생에 가장 살 떨리는 논쟁이었다...)



<국가의 사기>, 마지막 스퍼트를 위한 숨고르기

 


49, 이제 만 나이로도 50이 얼마 안 남았다. 50살이 되면 무얼 하고 살까? 잘 모르겠다. 준비하지 않고 사는 시간을 좀 가져보려고 한다.

 

<국가의 사기>는 어쩌면 내가 쓰는 본격 경제학 책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앞으로 쓸 책에 대한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이 될 각오'라기 보다는,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예감'을 가지고 쓰는 책이라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내가 아는 얘기들은 다 넣으려고 한다. 다 털고 나면, 이제는 남는 게 없어서 더는 못 쓸지도 모른다. 하여간, 탈탈 털어 넣는 중이다. 조금만 늘어진다 싶으면 싹 자르고, 꾹꾹 누르는 중이다.

 

언제부터인지 4장 구조의 책이 가장 편하게 느껴진다. 이 책도 4장 구조다.

 

원래는 200페이지 미만의 아주 짧은 팜플렛 같은 책을 구상했었다. 그런데 시기도 놓치고, 또 기왕 늦어진 거, 차분하게 정리를 하자고 생각하면서 책이 커졌다. 특히 2장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1, 2장을 쓰고 나니까, 벌써 보통 책 한 장 분량이 되었다. 커질 것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무식하게 길어지고 싶지는 않았다. 뒤에 쓸 분량을 위해서 1장의 앞의 인트로 몇 절을 덜어냈다. 아담 스미스의 자연이자율 같은 얘기는 꼭 한 번 제대로 다루어보고 싶었던 얘기인데, 분량을 도저히 맞출 수가 없었다.

 

이 책은 구조상, 4장은 산뜻하고 짧게, 스피디하게 매무리짓는 게 낫다. 내용도 감사에 대한 대안 방식 말고는 어느 정도 다 정리가 되어 있다. 그건 순서대로 달리면 되는데

 

3장이 클라이막스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클라이막스인 '분양편'을 다루는 중이다. 클라이막스의 클라이막스니까 며칠째 긴장도를 잔뜩 끌어올려서 쓰는 중이다.

 

1) 자원외교

2) 4대강

3) 분양제

4) 버스 준공영제

5) 도심 재생

6) 새만금

 

요렇게 6개가 내가 고른 '국가의 사기' 메인 테마들이다. 순서대로 다루면 된다고 생각했는데분양편이 생각보다 커졌다. 커져도, 많이 커졌다.

 

저녁 때 내내 고심을 하다가, 새만금을 빼기로 했다. 순전히 분량의 문제다. 물론 그만큼 들여야 하는 에너지의 문제이기도 하고… 6개에서 5개로 줄이고, 새만금에 쓸 분량과 힘만큼을 분양제에 더 쓰기로 결정을 했다. 그래서 분양제는 3장 다른 절의 두 배 크기가 될 것이고, 내용도 그 이상은 될 것이다. 이 정도면 나도 거의 사생결단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새만금은 나에게는 양심과도 같고, 내 삶의 모터와 같은 존재다. 새만금 때 삭발하고 방조제에 올라갔다가 물대포 맞고 물에 빠진 활동가, 그녀와 결혼했다. 오랫동안 내 주변의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간접적으로 새만금 싸움을 하면서 같이 했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뺄 수 없는 주제이기는 한데

 

크게 보면, 분양제에 대한 개선과 대안에 힘을 쓰는 게,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서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새만금을 빼고 그 분량 만큼을 분양제에 사용하는 것, 그게 지금의 내 양심일지도 모르겠다.

 

새만금을 빼고 남은 다섯 개의 주제, 뒤돌아 보면 학자로서의 내 삶을 뒤돌아보는 것과도 같은 사건들이다. 학위 받고 20년 약간 넘는다. 그렇게 보낸 시간들의 흔적이 새만금까지 6, 그리고 새만금 빼고 다섯 개, 그것 자체가 내 자서전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주제들 자체가, 내가 살아온 삶이다. 그리고 동시에, 미래의 주제라고 생각한 것이기도 하고.

 

이제 남은 다섯 개를 털고 나면, 내가 더 아는 게 있을까? 이걸 잘 모르겠다. 사실, 남은 게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세상이 진짜로 좋아지기를 바란다면, 진짜로 열심히 사는 수밖에 없다. 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는 했다. 그리고 그런 존재로 남고 싶다.

 

새만금에 대해서 진지하게 다룰 기회가 내 인생에 또 올까?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새만금에 쓸 분량을 들어서 분양제에 사용하는 것은,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내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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