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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 박사 "사교육비 쓰지 말고, 목돈 모아 아이 줘라"40대 늦깎이 아빠가 된 경제학자가 바라본 육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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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기사작성일 : 2017-09-05 18:39:29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늦깎이 아빠' 우석훈 경제학 박사가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강의장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한 날 밤, 큰 아이와 작은 아이, 두 아이가 손을 잡고 자고 있는 모습을 봤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충분히 사랑하고 있는가? 그리고 서로 충분히 사랑할 수 있을 만큼, 사랑을 주고 있는가? 사교육이나 영어유치원, 돈은 돈대로 쓰고 도대체 뭔 짓을 하고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낳는 것은 천국문과 지옥문을 동시에 여는 것과 같다. 지난 봄, 높은 자리 제안이 왔을 때 1주일 동안 매일 세 번 마음이 바뀌었다. 진짜 인간이 간사하다 생각했다. 결국, 거절했다. 인생에 몇 번 없을 행복한 순간들….”

 

두 아이의 아빠이자 경제학자인 우석훈 박사가 전하는 아이 키우는 이야기다.

 

‘88만원 세대’ 저자로 유명한 우 박사는 5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3층 강의장에서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라는 주제로 특강을 펼쳤다. 우리나라 남성들의 낮은 가사참여율, 육아용품의 고가화, 엄마들의 독박육아, 영어 사교육 등에 대해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우 박사는 부모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인 영어 사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큰 아이가 6살이 되면서 어린이집을 보낼지, 유치원을 보낼지, 영어유치원을 보내야할지 고민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유치원이 엄청 좋으면 보내겠는데 라이선스 있는 선생님만 차이가 있지 통합교육이라 누리과정으로 다 같다. 영어유치원은 교육기관이 아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체육활동비가 정부에서 나오지만 영어유치원은 정부의 교육지원이 없다. 앉아만 있게 하는 건 아닌 것 같아 고민하다 어린이집에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 박사는 “대만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 영어 과외를 금지하고 있다. 유아 정신병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영어유치원 3개 생기면 소아 정신과가 1개 생긴다는 말도 있다”고 했다.

 

'늦깎이 아빠' 우석훈 경제학 박사가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강의장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영어유치원 보내는 비용으로, 3개월 아이와 엄마가 하와이 가는 게 효과적

 

우 박사는 8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출산패턴에 있어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다고 분석했다. '결혼한 사람들은 아이를 특별히 더 낳거나 덜 낳거나 없이 비슷한데 실제로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은 결혼을 안해서'라는 것이다. '결국 결혼율이 출산율의 주요 변수인데 사교육이 큰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고 추측했다.

 

우 박사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영어유치원 비용을 계산을 해본 결과, “대치동 가서 물어보니 오전 9시 30분부터 2시 30분까지 1개월에 95만 원, 1시간 더 하면 20만 원 추가, 교재비 등 비용이 든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엄마가 직장이 없어야 가능하다. 아이들을 거점에만 내려주니까 데려다 주고 데리러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이 외국어를 배워 언어를 할 수 있는데 3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비용을 따져보면 3개월 아이랑 엄마가 하와이 가서 지내고 올 수 있는 돈이다. 많은 돈을 들여 효과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차라리 3개월 하와이를 다녀오는 게 효과가 더 있을 것이다.”  

 

그는 “우리가 영어유치원을 열심히 보내는 동안 외국에선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외국에선 과학과 수학을 하는데 우리는 영어만 죽어라 하고 있으니 외국 아이들과 비교를 하면 주특기가 없는 것, 보병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5~6살 또래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얘들은 리더십 있는 아이가 아니라 리액션이 좋은 얘들이 친구가 많고 인기가 많다. 반장처럼 굴려고 하면 왕따 당하기 쉽다. 말이 리액션인데 이는 공감능력을 말한다”며 “STEM 보다 공감능력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엄마 독박육아…한국 남성 가사참여율 16.52%로 꼴찌 바로 앞

 

우 박사는 나라별 가정 내 남성 가사참여율 데이터를 보여주며 '우리나라 여성의 대부분이 독박육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성 가사참여율이 제일 높은 나라는 덴마크(43.39%)다. OECD 평균이 31.97%인데 한국 남성 가사참여율은 16.52%로 인도 다음으로 가장 낮다. 대부분 유럽 국가들의 남성노동분담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인도(12.82%), 일본(17.90%), 중국(28.00%) 등 아시아 국가들이 대체로 낮게 나타났다. 

 

우 박사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내세우는 영국 등 유럽 국가는 육아의 주체가 국가고 엄마가 지원하는 역할을 뜻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국가는 육아의 주체가 아니라 엄마가 육아의 주체고 국가는 엄마를 지원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불안함 때문에 사교육비 쓰는 게 아니라 그 돈을 모아 뒀다가 목돈을 한꺼번에 주면 아이가 외국에 나가 다양한 경험을 하거나 필요한 책을 사보는 등 더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것을 엄마 혼자 다 하기는 어렵다. 아빠들이 도움을 줘야한다”고 말했다.

 

'늦깎이 아빠' 우석훈 경제학 박사가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강의장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영어유치원 보내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이날 우 박사의 강의를 들은 엄마들은 강의에 대한 만족감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특히 강의를 듣고 나니, 영어 사교육과 영어유치원에 대한 고민에서 한층 자유로워졌단 반응들이 나왔다.

 

손주가 있다는 조경애(62) 씨는 “강의에서 실제 데이터로 보여주니까 현실감이 있었다. 손주도 늦은 시간까지 영어 과외를 한다. 영어만 할 줄 아는 아이는 보병이지 않느냐. 과학이나 수학에 좀 더 특화가 될 수 있다면 경쟁력 있는 아이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4살 아이의 엄마 윤승희(32) 씨는 “4살 아이를 키우고 있다. 영어유치원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박사님 말씀 듣고 영어유치원은 안 보내는 걸로 마음 먹었다. 생각보다 우리나라 남성들의 가사 참여율이 낮다는 게 수치로 보니 더 체감했다”고 말했다.

 

5살 아이의 엄마 김보람(37) 씨는 “아이가 5살이다. 애기 엄마들과 얘기하다보면 슬슬 가르쳐야 하지 않느냐는 얘길 듣게 되는데 영어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교수님 말씀 들으면서 상식적인 정신을 붙들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어만 할 줄 아는 아이가 될 것인지, 어떤 분야를 특화해서 배울 것인지 생각해 볼 기회가 됐다”며 강의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혜진(39) 씨는 “아이가 4학년, 1학년으로 좀 커서 강의 듣는 동안 아이들 어릴 때를 돌아볼 수 있었다. 그동안 (사교육 유혹에도)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온 게 좋은 시간이었구나, 마음을 잘 지켜왔던데 대해 틀리지 않았다는 확인받는 느낌이라 감사했다. ‘그래 맞아,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해’ 앞으로도 이 마음을 잘 지켜가야겠단 확고한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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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경 기자(hk.kwon@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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