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쓰던 만년필 두 개. 하나는 내가 샀고, 하나는 학생들에게 선물받은 라미. 크로스는 필기감 개판인데, 그래도 기념으로. 요것보다 한 단계 위를 사고 싶기는 한데. 몇십만 원 그냥 써도 괜찮을 정도의 책을 쓰면 사기로 했다. 그리고 10년이 넘게 흘렀다. 돌아보면 참 별 볼 일 없는 인생이다. 몽블랑이나 샤퍼에 비하면 정말 싸구려 만년필 하나 사도 괜찮을 정도의 책을 아직도 못썼다. 오죽 고민이 심하면 뭐야, 이게, 싸구려 같으니, 그렇게 던져놓은 작법책을 다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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