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친구랑 상가집에서 만나서 술 한 잔 했다. 친구가 말했다. 이젠 남들도 좀 도우면서 살면 좋지 않을까?

내가 말했다. 나라도 멀쩡히 사는 게 남들 돕는 것 보다 나아. 돕긴 누굴 도와. 지도 제대로 못 살면서. 남 걱정 안 시키고 사는 것도 어려워.

그렇긴 그렇네. 친구가 말했다.

남 돕는다고 호들갑 떨거 없다. 지나 잘 살면 돼.

나이 50, 사는 게 뭔지, 소주 한 잔 마시면서 엄청 의미들을 찾는다. 나는 그 무게가 너무 무겁다.

남 돕는다는 거, 그거 아니다. 돕긴 누가 누굴 돕나. 그냥 살면서, 조금씩 서로 의지하는 거, 그 정도면 충분하다. 남을 돕기 위해 일단 내가 먼저 잘 살아야겠다는 거, 소박한 위선일지도 모른다. 니나 잘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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