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요즘 내가 일을 너무 많이 한다고, 이제 일을 좀 줄이라고 말했다. 사실 맞는 말이기는 하다. 그 전에도 일을 많이 했지만, 지난 2년 진짜 너무 많이 했다. 이제는 건강상, 무리다. 애 두 보면서 이리저리 짤린 시간에 뭘 하려니까 너무 무리다.

 

게다가 내가 하는 일들은 긴장도가 아주 높다. 어디 딱히 물어볼 데도 없는 경우도 많고. 내가 사실상 자문들의 자문이다 보니까, 내가 모르면 그냥 아무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

 

줄일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보니까 여성가족부 회의를 두 군데나 나가는데.. 무슨무슨 회의나 포럼에 와줬으면 좋겠다고 하는 게, 그야말로 나래비를 서 있기는 한데, 그렇게 나가기 시작하면 진짜로 죽는다.

 

다큐 얘기가 몇 개 오고 가고는 했는데, 이것도 무리데쓰.

 

책을 비롯한 일 몇 개로 하는 일들을 확 줄여놓기는 했는데, 일하는 시간이나 강도가 줄어들지는 않는 것 같다. 하긴.. 내 주변을 아무리 돌아봐도 내 나이에 자기가 책도 읽고, 엑셀작업 등 분석도 직접 하고, 인터뷰도 직접 하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사람들 연락해서 일정 잡고, 타임 스케쥴 짜는 것도 별 방법이 없어서 직접 다 한다. .. 내가 제일 한가해 보이기도 하고, 결국은 정보가 나한테 다 모이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기도 하고.

 

그냥 올해는 씨 뿌리는 해라고 생각하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나머지는 모른다고 하고 자빠질려고 한다.

 

오랫동안 안 보던 사람들하고 오후에 차 한 잔 마시는 일을 몇 달 정도 했었는데, 그것도 이제는 없애야 할 것 같다. 애 키우면서 하려니까 차 마시는 것도 이제는 부담된다.

 

집필할 때 문 걸어 잠그던 사람들이 이제는 좀 이해가 될 것 같다. 몸이 너무 힘든겨..

 

저녁 먹고 나서 일을 좀 했는데, 그것도 없애기로 했다. 그냥 쉬기로.

 

일단 앞으로 2~3년간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참하게 지내기로 했다. 몸도 좀 추스리면서. 진짜, 몇 년간 너무 무리 했다. 그 뒤는? 모른다. 일단은 놀면서, 쉬면서, 되면 되는대로, 말면 마는대로.

 

 

 

(애들 보는 것은 여전히 힘들다. 몇 년째 계엄령 내린 것 같은 비상 사대의 연속이었다. 이제는 나도 긴장도를 좀 낮추고, 쉬엄쉬엄 지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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