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우리나라에서 후쿠시마 사태로 불리는 그 사건을 일본에서는 동일본 대지진이라고 부른다. 우리에게도 충격적이었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얼마나 충격적이었겠나?

 

그런데 이런 사건을 헤쳐나가기 위한 노력에서, 일본이 가진 우리와는 다른 힘을 보고 놀랐다.

 

'동일본 대지진과 핵재난'이라는 이름을 가진 와세다 리포트 시리즈는 관련 지식과 활동을 모아서 문고판으로 낸 보고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대학교에서 번역 출간하였다.

 

우리는 이런 거 할 수 있을까? 못 한다. 학계와 사회는 너무 많이 떨어져 있기도 하고, 대학은 돈 되는 거 아닌 일과는 정말로 이제 너무 먼 곳에 가버렸다.

 

최근 한국에서 벌어지는 원전파와 태양광파의 전쟁은,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골육상쟁이다. 이거 왜 이런 거냐?

 

이 전쟁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전말을 지켜본 나는, 진짜 어디 도망이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다. 눈 뜨고 보고 있기가 민망하다.

 

이 모든 아수라장의 시작은.. 생각지도 못하는 전혀 엉뚱한 인사들 몇 명, 좁게 잡으면 두 명에서 시작되었다. 두 명 다, 내가 웃으면서 만났던 사람들 (진짜 돌겠네..) 한 명 더 있다는데, 이 제 3의 인물은 몇 달간 추적을 했는데, 결국 누구인지 못 밝혀냈다 (나한테는 못 알려준다는 것 같은..)

 

높은 자리 가겠다고 몇 명이 삽질하는 동안,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래서 후쿠시마 사태 이후 대학의 힘을 모두 모아서 와세다 리포트를 내는 일본이 부러워졌다.

 

그리고 그나마 그걸 번역 출간이라도 한 고려대학교가, 한국에서는 어쨌든 대학의 최소한의 기능이라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라더라도, 대학과 사회, 최소한의 기능은 하고, 미니멀리즘이라도 사회에 결과물을 줘야하는 것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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