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가 함께 하기를.”

 

8편까지 이어져온 <스타워즈>가 만든 대표적인 유행어다.

 

스타워즈의 세계관과 명랑을 합쳐서, 국적불문의 요상한 문장 하나를 만들었다.

 

전에도 책 사인할 때 가끔 명랑이 함께 하기를”, 요렇게 썼었다. 내년부터는 아예 더 파격적으로, “May the 명랑 be with you..”

 

사실 내가 요즘 명랑하기 좋은 시절을 보내는 건 아니다. 아이들 둘 보는데, 내년에는 큰 애 학교 들어가서, 학교, 어린이집, 서로 시간 다르게 두 탕을 뛰어야 한다. 생각만 해도, 진짜 죽을 것 같다.

 

잔고라도 좀 넉넉하면 좋겠지만, 그냥그냥, 딱 세 끼 입에 밥 들어가는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 기분 전환으로 쇼핑, 이런 건 택도 없다. 겨울에 입을 슈트 한 벌 사야 하는데, 이것도 그냥 미루고 미루고..

 

버티고 버티면서, 그야말로 시간을 버티는 거지, 뭐가 엄청나게 잘 되고, 그냥 막 웃음이 나오고, 그런 시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내가 믿을 수 있는 것은, 그래도 나는 웃음을 잃지 않고, 명랑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는 한국 사람 아닌 것 같다. 가슴 속에 이 없다. 억지로 기억하면 고통스러운 순간이 없지는 않은데, 흔히 한이라고 부르는 그 한이 없다. 별로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있지만, 그렇다고 딱히 밉고, 막 복수하고, 그런 사람도 없다. 빈정 상하는 사람들 리스트를 만들면 DB 하나는 채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진짜 싫은 사람, 그런 것도 없다. 그냥, 우습게 보는 사람들이 좀 있을 뿐이다.

 

내년에는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꽤 많은 글을 쓰게 된다. 그리고 형식도 정말 다양하다.

 

최대한의 파격을, 그것도 웃기고 명랑한 방식으로 해보려고 한다. 남 야지 놓으면서 웃기는 것도 별로고, 성적 농담으로 자기만 웃기는 것도 별로다. 좀 다른 방식으로 명랑해보고 싶다.

 

자기 속을 쥐어 파면서 뭔가 만드는 것도 별로다. 왜 그렇게 힘들게 살아야만 할까? 그냥 좀 웃으면서, 그렇게 적당히 하면서도 의미 있는 건 못하는 걸까?

 

에세이 제목으로 “May the 명랑 be with you”라고 쓰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냉정하게 얘기하면, 아무 일도 안 벌어진다. 난 그렇게 인기 있는 저자가 아니다. 그냥 밑바닥을 박박 기면서 버티는 중일 뿐이다. 그러니 그런 걸 못 할 이유도 없다.

 

나는 출발부터 ‘C급 경제학자였다. 그렇다고 재야 경제학자는 아니다 (여전히 이렇게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 그러신가보다 하고 나도 무시한다. 나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실력이 떨어지는 거지, 재야는 아니다..)

 

더 파격적으로, 더 명랑스럽게, 그렇게 해 보려고 한다. 어차피 잃을 것도 별로 없고, 신경 쓸 사람도 별로 없다.

 

30대에 시도하던 걸, 더 꼴통스럽게 몇 단계 올려서 다시 한 번 해보려고 한다. 그래야.. 나라도 명랑해지니까.

 

Posted by retir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