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나이키의 상대는 닌텐도라는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닌텐도 사는 사람이나 나이키 사는 사람이나, 청년들의 주머니를 놓고 경쟁하는 것과 같다.

오랫동안 영화의 상대는 닌텐도라는 말도 유행했었다. 사람들의 24시간을 어떻게 나누어가질 것인가, 그런 점에서 이 말도 맞다.

물론.. 결국 닌텐도도 그 시장에서 오래 버티지는 못했다. 콘솔, 누가 그걸로 게임하나?

닌텐도가 나이키와 영화를 다 묶어서 경쟁했듯이, 요즘 유튜브가 한참 때 닌텐도 보다 더 핫하다. 사람들의 24시간을 놓고 경쟁을 하는 것도 같고, 광고비를 비롯한 돈을 굴리는 것도 가장 핫하다. 어떤 개인 매체도 지금의 유튜브처럼 매달리면 돈이 툭툭 튀어나오는, 그 경지에 가지 못했다.

그래서 유튜브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과 같다.

대충매체와 관련된 거의 대부분의 것들은 유튜브에 진출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걸 놓고 지금 판단 중이다.

팟캐스트 시작할 때, 나도 거의 초창기에 이 시장에 들어갔다. 만약 mb 시절이 아니었으면, 나도 그런 일은 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러나 그 때는 별다른 선택이 없었다. 다운로드 수가 몇 백만까지 갔었고, 한 때는 글로벌 팟캐 순위의 앞자리에 있기도 했었다. 물론 내가 아주 힘 좋던 시절의 일이다. 삼성이 공유수면 사업 시작한다는 소문 날 때 '갤럭시 넙치' 같은 말을 써서 빵 터지게 하기도 했다. '과일방' 얘기는 농업 분야에서는 지금도 전설과 같이 내려오는 말이기도 하고. 실제 삼각김밥이 중국산 찐쌀에서 국내산 쌀로 많이 변경되기도 했다.

그럼 나는 유튜브를 할까 말까?

일단 나는 그 시절에 비하면 나이를 먹어서, 그렇게 열정적으로 뭔가 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애도 키워야 하고.

그리고 모든 것을 정치적이고 이념적으로 보는 것이 꼭 옳은 것인지, 이념 앞에 서 있는 것이 길게 봐서 도움이 되는 것인지, 그런 것도 잘 모르겠다.

유튜브도 네트워크 효과 같은 것이 있어서, 쌩판 처음으로 움직이면 진짜 힘들다.

물론 나는 용민이라는 좋은 친구가 있다. 할 생각이 있으면 김용민 옆에 살짝 붙어서, 난 잘 모르니까 이것저것 니가 다 해줘, 이러고 붙어 가면 된다.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경제를 제대로 다루는 매체는 거의 없다. 너무 얕거나, 너무 뒤틀려 있거나..

그렇지만 나는 하지 않을 것이다. 일단 들일 시간이 없고, 들일 정성도 없다. 팟캐스트도 마찬가지지만, 기왕 한다고 하면 최선을 다 해서 해야 뭔가가 생기지, 그냥 때우는 방식으로는 아무 것도 안 생긴다. 매체와 상관없이, 최전선에 서야 뭐라도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불변의 법칙이다.

물론 책을 쓰면서 중요한 내용을 살짝살짝 만들어 가공하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는데.. 별로 내가 선호하는 양식은 아니다.

모르겠다. 1~2년 지나서, 내가 정말 편안해지면 한 시간 반 내외의 경제다큐를 매우 저렴하게 만들어서, 용민이네 채널에 트는 방식 같은 것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차피 극장판으로 해봐야 원금 회수되지 않을 건 마찬가지인데, 저 부담감 없이 저예산으로 하는 것은 가능한 방식일 것 같다.

그리고 한 번 만들면서 생겨난 내용들을 부산물로 좀 더 가공하는 2차 시장까지도.

가능은 한데, 당장 고민할 일은 아닌 것 같고.

그리하여..

나는 지금 하는 일들이나 무리하지 않게 끌고 나가는 정도로, 일단은 유튜브에 관한 검토 끝.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지] 멜 주소..  (0) 2019.01.01
탈토건 보수? 비토건 보수  (0) 2018.12.31
빈집에 입주하면, 정리정돈부터..  (0) 2018.12.25
주간조선의 20대론에 관한 짧은 코멘트..  (0) 2018.12.23
청와대 연하장  (0) 2018.12.21
Posted by retir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