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백만년만에 글 쓰면서 밤을 새볼까 싶은. 곰곰이 생각해보면, 한국의 가장 큰 위기는 중산층 이하, 미래에 대한 희망이 별로 없다는 것 아닐까 싶다.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삶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별로 보지 못한 것 같다. 모아놓은 돈도 없고, 은퇴하면 어쩌지, 이런 걱정들이 많다. 자기 자식이 자신보다 잘 살 거라고 확신하는 사람도 보기 어렵다. 자기는 어떻게 살 것 같은데, 자식들은 잘 모르겠다는. 그래서 아이를 안 낳는다는 게, '솔로계급'에서 정리한 내 생각이다.

단기적으로는 아이 키우는 게 너무 힘드니까, 이게 육아대책이라고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희망이 있는 경제를 만드는 게 거의 유일한 대책일 것이다. 희망.. 없는 희망을 가지라고 하는 것이 잔인한 얘기다.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 이렇게 장 제목을 잡고나니까 나도 뭔가 깊이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은.

돈 많은 사람들 사는 거 보면, 참 지랄맞다 싶다. 법 안 지키는 게 몸에 뱄다. 큰 법이든 작은 법이든, 그리고 뭐라 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내가 좀 지랄맞은 성격이라서, 막 뭐라고 한다. "남들도 다 이래요..." 그걸 대답이라고 하나 싶다.

희망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 싶어졌다. 박정희 때 기억은 초등학교 기억이라, 사실 희미하다. 전두환 시절은 대학 시절이라 강렬하다. 그 때 우리는 자본주의를 한 건가, 군사 놀이를 한 건가, 헷갈릴 정도다.

지난 10년은 어땠을까? 정치 과잉의 시대를 살았던 건지도 모른다. 공무원이 통치하는 건지, 재벌이 통치하는 건지, 뭐가 힘의 원천인지도 잘 모르는 시절을 지냈다. 삼성이야, 아니면 모피아야? 강만수? 뭐가 진짜 힘이야.

그래도 이제 좀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그런 희망에 대한 얘기가 하고 싶어졌다.

내가 공부할 때, 스웨덴이 한계까지 온 거 아니냐, 박사 과정에서 이런 얘기들이 많았다. 나도 그런가보다 했다. 노르웨이는 별로 신경도 안 썼다. 독일의 통일은 약간 미화되었고, 경제적 한계 같은 것은 진짜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났는데, 스웨덴 모델이 한계가 오기는 개뿔. 더 잘 나간다. 독일은 보수 정권이 오래되었지만, 이제는 통일의 영향을 어느 정도 극복하고, 진짜 자기들 스타일을 만들어나가는 것 같다.

노르웨이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노회찬 생각이. 노르웨이에 간다고 아는 사람 좀 소개시켜 달라고 해서, 내가 알던 일본-노르웨이 부부를. 진짜 사민주의자들 식구들 만나고 노회찬이 정말 즐거워했었다..) 내년 봄에는 노르웨이나 가볼까?

아주 소수의 부자들 말고는 대부분의 국민이 미래는 불행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나라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생각을 좀 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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