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하루에 아이들 어린이집 가는 게 두 번이 된지 이제 두 달 조금 넘는다. 낮에 이것 저것 해보고 싶은 게 좀 있지만 아직은 무리다.

 

큰 애는 어린이집 적응을 잘 못한다. 아침에 울고, 저녁 때 운다. 조금만 늦게 가면 울고 있다. 정말 서럽게 울고 있다. 방법이 없다. 일찍 가고, 더 많이 놀아주는 수밖에.

 

겨울에는 추워서 꼼짝을 못했는데, 이제는 좀 날이 좋아져서 여기저기 움직여볼 대안이 좀 생겼다. 애들 데리고 움직이려면 렌즈 한 가방, 이렇게는 안되고,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하나만 들고 나와서 그냥 그날의 운에 맡기는. 이렇게 나도 놀이 중이다. 오늘은 좀 큰 놀이터로 왔다.

 

꽃이 좋은 계절이다. 개나리에서 벗꽃까지, 일제히 다 피는 진귀한 경험을 하는 중이다. 

 

오늘은 30미리 접사렌즈 들고 나섰다. 싼 렌즈인데, 그래도 나는 재밌어 하는 렌즈다. 원래는 접사용이지만, 스냅샷 찍을 때에도 많이 쓴다.  

 

 

 

 

노을 지는 시간에 진달래. 진달래는 꽃이 작아서 사진은 잘 안 찍게 된다. 진짜 간만에 진달래...

 

 

30미리 접사렌즈는 단렌즈 치고 하나도 밝지가 않은 렌즈다. 값도 싸고. 이래저래 잘 안 쓰기는 하지만, 빛만 좋으면 얘도 화사하게 사진을 뽑아주기는 한다.

 

아팠던 둘째 아이다. 언제나 가슴 속에 담아놓고 산다. 더 예쁘고, 더 밝게 찍어주고 싶다.

 

 

 

 

30미리 장점은, 눈에 보이는 시선과 비슷하기 때문에 보는 대로 나온다는 점. 그래서 스냅 찍을 때 많이 사용하는. 아쉬운 점은, 장점의 반대. 좀 멀거나, 좀 가깝거나, 애매해진다.

애들 뛰는 거 30미리로 찍을려면, 진짜 큰 마음 먹고 딱 준비하고 있다가 한 방에 들어가야. 찬스는 딱 한 번. 진짜 찍으면서 하늘의 운에 맡기는...

 

 

 

이것도 역시 30미리. 벗꽃은 벗꽃인데, 큰 벗꽃 나무 한 구석에서 작게 꽃이 피어 올랐다. 접사용 렌즈이기는 한데, 다루기가 쉽지 않은. 10장 정도 실패하고, 결국 조리개 수치를 9까지 올렸다. 아예 15 정도 한 번에 갈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너무 무리하는 것 같아서. 고양이 찍을 때 이렇게 조리개 높이면 터락 같은 게 다 뭉개진다. 그래도 정물은 움직이는 게 아니니까 해 좋고, 숨만 잘 참으면... 이 정도 수치면 슬슬 팬 포커스 시작될텐데, 접사 렌즈라서 여전히 심도는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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