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경제에 관한 이야기는, 사실 뭐가 바뀌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경제 얘기를 조금 편하게 해볼 수 있던 시절은 dj 때가 유일하지 않났나 싶다. 정권 바뀌면서 피디들이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 같은 걸로 소명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던 느낌이다. 나는 총리실에 있어서 내 이름을 걸지는 못했지만, 여기저기 소개시켜주고 발굴하는 일은 많이 했다. 노무현 정부 때에는, 그래도 해보려는 흐름이 좀 있었다. 보수 정권 두 번을 거치면서, 방송은 연성화 그리고 눈감기 흐름이 강했다. 문재인 정부, 글쎄 경제 얘기는 여전히 '한 푼 벌어보세'와 공무원 문서 받아쓰기, 한 쪽에서는 삼성장학생 입다물기, 그런 느낌이다. 연성화로 입다물기와 삼성장학생 입다물기, 이유는 다르지만 결과는 똑같다. 경제 뉴스와 경제 방송만 놓고 보면, 정부 눈치 보기와 받아쓰기, 변한 게 없다.


뭔가 다루어야 할 것 같은 주제가 있을 때 결국 방법 없는 것, 난 변한 것을 잘 모르겠다. 기원과 궁극의 방향,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 곳도 없고, 하고 싶은 사람도 잘 모르겠다. 언제까지 경제 얘기가 인디방송의 한쪽 끝에 있는 서브아이템으로 밀려나야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정권이라는 게, 듬성듬성 보면 정치와 경제 두 가지가 큰 축이다. 그리고 근본 축은 경제다. 맹자가 말했다. 항산이라야 항심이라... 경제를 잘 하려고 정치를 하는 것이다, 그런 게 맹자의 생각이다. 맹자만 그런 것도 아니다. 다, 이게 기본이다. 사람들 편하게 살고, 안심하고 지내는 것, 그걸 위해서 민주주의를 비롯한 많은 정치적 가치가 존재하는 것 아닌가 싶다.

 

정치만 잘 하면 된다... 이게 보수주의 정권이다. 경제는 어차피 하던 대로 돌아갈 것, 사람들 잘 속이고, 불만 누르고, 그래서 어쨌든 세상은 '천천히' 좋아지잖아, 그게 보수주의 정치다.

 

일본 자민당이 그렇게 장기 집권한다. 아베의 인기가 내려간다. 바닥을 친다. 그러면 세상 바뀌나? 자민당의 다른 누군가 들어와서, 다시 한 번 더 하던 대로 그냥 간다.

 

지금 정권 바뀐 후, 공영방송을 보라. 먹고 살아야 하는 얘기, 그딴 거 없다. 짧게 보면 10년, 길게 보면 15년의 극단적인 연성화의 결과, 경제는 말할 것도 없고, 어느 분야에서든 근본에 해당하는 얘기는 아무도 안 한다.

 

덜 하는 것과 아예 안 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

 

 KBS 정연주 사장 시절에 '경제 비타민'을 가지고 논쟁을 한 적이 있다. 도대체 이게 뭐냐, 이런 게 내 입장이었고, 정연주 사장은, 그래도 이런 거라도 하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아느냐, 그게 KBS 측 공식 입장이었다.

 

결국 중간에 사회적으로 타협을 본 게, KBS 스페셜의 경제 아이템에 더 많은 비중을 주겠다...

 

지금은 오히려 정연주 사장하고 논쟁하던 그 시절이,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뭘 해야 제대로 했느니 아니니, 논쟁 비슷한 거라도 벌어질 것 아니냐.

 

공무원, 대기업 하다 못해 소소하게 부패한 각종 협회, 이런 데가 제일 무서워하는 게 공영방송의 스트레이트성 기사다. 만약 별도 아이템으로 방송하게 되면, 정말 부들부들 떤다.

 

데스크에서 받아주지를 않으니까, '스트레이트 기사'라도 만들어보자고 실무진이 노력들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그런 실무진도 이래저래 다 붕괴되고 없다.

 

경제를 위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칼을 든 사람들이 직무유기 하는 게 지금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뭘 내놓으라는 것은 아니다. 그레도 이렇게 하면 문재인 정권 내에, 요런 정도의 방송을 만들 수 있다, 그런 방향이라도 잡고 로드맵 비슷하 거라고 내놓으려는 노력을 해야할 것 아닌가 싶다.

 

경제에 성공하면 정권도 성공한다. 굳이 정권의 성공 여부 문제가 아니다. 이 사회가, 이 나라가 성공한다.

 

그 핵심 기재를 손에 쥐고 극도의 연성화에서 나올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게 지금의 공영방송이다. 당장 뭘 잘 할 수 없다는 상황은 이해한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해서는 2년 후, 3년 후, 경제는 실패하고, 정치만 남아서 예전의 땡전 뉴스하는 것처럼 땡문 뉴스 시대로 돌아간다. 민심이란 게, 먹고 살기 힘들면 자연히 돌아선다. 명분만으로 정치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선호가 혐오로 돌아서는 데, 2~3년 걸린다. 지금의 공영방송이 경제 문제를 대하는 방식, 나는 이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나중에, 이게 다 삼성 등 재벌의 음모 때문이고, 사회 곳곳에 뿌리박힌 보수주의자들의 탐욕 때문이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비겁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정부가 뭔가 할 수 있을 때, 경제 문제에서는 기반을 만들지 못했다. 지금은 어떨까? 나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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