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에세이, 열 여덟번째 글 초고 끝냈다.'참으면 암 된다 - 적당주의와 뻔뻐니즘'... 요런 제목이다. 아마 다른 부제를 달았다면, '나는 이청준에게 무엇을 배웠나', 요 정도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이지만, 좀 아플 듯한 비판도 포함시켰다. 뺄까 말까, 마지막까지 고민을 했는데, 넣는 것이 낳을 듯 싶다. 잘 아는 사람을 비판할 때, 여전히 힘들다. 빼는 거야 마지막 순간에 빼도 되니까, 일단은 넣어놓고... 마지막 문단은, 적당하게 마무리지었다.

"50대, 나는 더욱 적당히 살아갈 것이다. 사랑도 적당히, 분노도 적당히, 하는 일도 적당히, 나는 적당주의가 체질이다. 내가 너무 열심히 살려고 하면 내 안의 암세포들도 겁나게 열심히 살려고 할 것이다. 어이, 암세포 친구, 대충대충 하지? 그들에게 얘기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너무 완벽하게 감정을 조절하고, 싫은 소리도 안 하고 심통도 안 하고, 그렇게는 안 하려고 한다. 너무 참으면, 암 된다. 이제 그냥 참으면서 속으로 삭히는 것도 적당히 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주변의 동료들을 위해서, 심통은 딱 5분만, 그 이상 길게 끌지는 않을 생각이다. 그리고 일년에 딱 몇 번, 나는 나를 믿는다고 말하는 뻔뻔한 짓을 하게 될 것이다. 나의 뻔뻐니즘이다. 그 뻔뻔한 짓을 안 해도 되는 순간, 그게 나의 경제활동이 정지하는 날일 것이다. 죽을 때까지 일하는 것? 미쳤나, 내가 그렇게 살게. 그것도 늙어서 생기는 집착이다. 적당히 하고, 적당할 때, "이만하면 적당하다", 그렇게 말하고 물러서는 것이 좋은 삶이다. 나는 그렇게 살고 싶다."

Posted by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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