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만든 자랑스러운 '에듀피아', 그 안으로 들어가면 생지옥이 펼쳐진다. 학생 지옥, 부모 착취, 개념 상실, 불신 지옥, 모든 수식어가 논리적으로 다 가능하다...)



교육 마피아야, 교육 토피아야?

 



박정희 시절, EPB 사람들이 재무부 견제하면서 '모피아'라는 단어를 처음 썼다고 알고 있다. 맨 처음 이 단어를 누가 썼는지, 아마도 영원히 미스테리로 남을 것이다.

 

하여간 그 이후로 공적 영역에 문제를 모피아로부터 변형시키는 일이 유행이다. 박근혜 때는 해피아라고 난리를 치더니, 요즘은 농피아라는 단어도 쓴다. 가끔은 뭘 알고 하는 얘기인가, 아니면 일시적인 악인을 설정하고 상황만 모면하려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지금 슬슬 마무리로 들어가는 '국가의 사기'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정리를 못하고 헤매고 있던 게 교육 분야다. 교육에 비하면 나머지 분야는 상대적으로 쉬었다고 할 정도다.

 

공공 부문의 교육, 이게 좀 이해하기가 어렵다. 다른 분야는 특정 기능, 특정 출신, 부처의 구조적 형태, 이런 데에서 힘이 나오는데 교육은 꼭 그런 것도 아니다. 뭐 이런 게 있나 싶다.

 

교육 분야에서 누가 나쁘지? 많은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봤는데, 공정택 말고는 사람들이 기억하는 이름이 없다. 모피아, 이러면 몇 사람 이름이 줄줄줄 나오고, 출신 학교, 출신 과, 이런 얘기들이. 정 안되면 박근혜 때 그랬던 것처럼 위스컨신 마피아, 이렇게라도. 그런데 교육에는 딱이 이렇게 형성이 되지가 않고, 사람들이 기억하는 대표적인 이상한 사람도 별로 없다.

 

억지로 따지면 사범학교 출신과 교대 출신 사이의 갈등이 있기는 한데, 익숙하기는 해도, 그건 너무 옛날 얘기다. 지금도 그럴까? 사범대 출신과 일반 학과 출신의 얘기를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건 서울대 얘기다. 교육부와 교육공무원을 서울대가 다 장악하고?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건 자기들 동창회 같은 얘기인데, 이걸로 한국의 교육 전체를 설명하기는 진짜로 어렵다.

 

최근의 절대평가 기준 등 수능체계 개편을 놓고 진짜 말 많다. 일부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미국유학파들의 문제를 얘기하기도 한다. 너무 미국식 제도를 이상적으로 생각하다 보니까, 그냥 미국 입시를 한국에 기계적으로 대입하려다 생긴 문제. 그럴 수도 있기는 한데, 이것도 정말로 부분에 관한 얘기다. 전체 교육을 놓고 설명하기에는, 들어가는 입구나 너무 작다.

 

산업과의 유착 관계도 설명이 어렵다. 제일 큰 교육산업이 사교육이라는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사교육계와 교육 공무원이 엄청난 유착 관계에 있고, 퇴직하면 서로 왔다갔다?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부처의 이기주의? 그렇게만 말하기도 어려운게, 교육부가 있고, 또 시도 교육청이 있다. 너무 엇박이 나서 문제일 정도로, 전체적으로 하나로 움직인다, 그렇게  말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전교조를 비롯한 진보 단체와 보수 단체 사이의 갈등 혹은 정치적 갈등? 그렇게 보이는 면이 아주 없지는 않은데, 실제로 들어가보면 이렇게 이념만으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기간제 교사 문제가 점점 커져서 학교 비정규직으로 고착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이념이 뭔가 작동?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그럼 이거 뭐여? 세계 최대의 사교육 국가이고, 말도 안 되는 일이 어린이집에서 대학교 아니 대학원까지 횡행하는데, 도대체 누가 잘못한 거여? 전두환이야, 박정희야, 아니면 이승만이야? 아니면 조희연? 아직 장관 된지 얼마 되지도 않는 김상곤? 김상곤 때문에 이렇게? 도대체 이게 뭐여?

 

교육 분야가 이상하기는 한데, 몇 달을 놓고 들여다 봤는데, 흔히 말하는 공공부문의 마피아 현상은 잘 보이지 않는다. 주로 교육 마피아라는 표현을 쓸 때는 교장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학교 단위의 비리 현상을 얘기할 때 사용된다. 그럼 교장 때문에 이 문제가 생긴겨? 그건 좀 이상하쟎아.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생각해낸게, '교육 토피아'. 학생들은 모르겠고, 학부모도 모르겠고, 건국 이후로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만들어낸 교육자들의 유토피아, 뭐 이런 거 아니겠슴? 그렇게 놓고 분석하면 의외로 잘 맞는다. '교육 토피아''에듀토피아'라는 두 단어를 놓고 막판 고민하는 중이다. 에듀 토피아는, 벌써 말이 어렵다. 가능하면 쉽고 짧은 게 좋다.

 

그리하여, 교육 토피아라는 개념을 놓고 기본 분석을 다시 한 번 해보려고 하는 시점이다. 이게 마무리되면, 클랜 분석은 일단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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