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올해 50이다. 이 나이가 공교롭다. 서른이 되었을 때, DJ가 집권을 하였다. 군바리들과 싸우면서 보냈던 20대를 뒤로, 전혀 새로운 시대를 만났다. 그리고 다시 노무현의 시대가 열렸다. 이렇게 30대가 지났다.

마흔이 되었을 때, 명박이 왔다. 그리고 박근혜가 순실과 함께 또 5년을 난리를 치고 나니, 40대가 끝났다. 돌아보면 사기꾼의 시대 그리고 바보의 시대를 보낸 셈이다. 그리고 나의 40대가 끝났다. 40대의 기억은, 고생한 것, 힘들었던 것, 안타까왔던 것 그리고 촌티낸 것, 그런 것 밖에 없다.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는데, 그렇게 40대가 지나갔다.

요약하면, "진짜로 '드럽게' 힘들었다."

이 10년 동안, 행복한 기억이 아주 드물다. 아이들 태어나고 아이들하고 지지고 볶고, 어쩔 수 없이 같이 지냈던 그 시간들을 빼면 대부분의 기억이 안타깝거나 힘들거나.

지금까지의 패턴이라면, 또 새로운 10년이 올 것이다. 이 시기는 어떨까? 어떤 시기가 올지 예상하는 것보다는 어떤 시대를 같이 만들어갈지, 이렇게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노무현의 시대는 참여를 내걸었지만, 실제로 참여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참여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던 것 같고.

사기꾼의 시대, 바보의 시대를 넘어서 새로 펼쳐질 시대, 어쨌든 즐거움과 보람으로 가득찬 시대가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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