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큐베이터 안의 아기

 

아기가 이제 호흡기를 떼고도 숨이 좀 편안해지고, 우유도 먹기 시작한 걸 확인하고 집에 돌아오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별로 좋은 소식도 아니라서, 주변 사람들에게 별로 알리지도 못했다. 문을 열고 들어오니까 미역하고 조그만 꽃바구니가 하나 배달되어 왔다. 첫 아이 때에는 꽃바구니가 꽤 왔었는데, 이번에는 정말로 연락도 못했다.

 

아기는 태어나서 잠시 숨을 쉬는 것 같았는데, 체중 검사 등 등록절차를 하느라고 잠시 기다리는 게 꽤 길어진 이후, 숨을 못 쉰다는 얘기를 들었다. 종종 있는 일이라는 설명을 듣기는 했는데, 아직 원인은 모른다니, 마음을 놓기가 쉽지가 않다.

 

어쨌든 다음 날 저녁 때, 아기는 호흡기를 떼었지만, 간헐적으로 숨이 거칠어지고는 했다. 오늘에야 숨이 편해지고, 조금씩 우유도 먹기 시작했다. 산다는 게, 늘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눈 앞에서 지켜보고 있기가 그렇게 편한 일은 아니다.

 

아기가 아직은 인큐베이터 안에 있다. 그래도 며칠 만에 나도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내는 일요일 날 퇴원하지만, 아기는 며칠 더 병원에 있어야 한다. 마음이 짠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며칠 전에 비할 바는 아니다.

 

큰 아기는 크게 우는 모습을 첫 모습으로 보았는데, 둘째 아기는 인큐베이터 안에서, 그래도 그나마 표정이 편해진 모습이 첫 모습이 되었다.

 

 

 

 

Posted by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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