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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 블로그, 뭐든 만들어야 입에 밥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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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파이팅!

2013.06.19 22:18 | Posted by 우석훈 retired

, 파이팅!

 

동료들을 잃는 것, 그것만큼 마음 아픈 일도 별로 없을 듯싶다.

 

슬럼프나 위기라고 생각하기에는 내 주변 동료들이 요즘 다 힘들다. 미화 선배는, 이제 집 좀 정리가 되었으니 한 번 놀러 오라고 하시는데, 그 시간도 못 낸다. 그냥 마음 속으로 송구스럽기만. 1년 넘게 같이 방송을 했으니, 목소리만 들어도 심경 같은 게 전해진다.

 

매일 아침마다 몇 시간씩 얼굴 보면서 방송했던 김학도 등 동료들이 떠난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 이것도 참 못할 짓이다. 개편이 워낙 예정에 없던 것들이라, 다들 섭섭함이 더 컸다. 요즘도 김학도와 가끔 통화한다. 그는 경제방송을 정말로 해보고 싶었다. 언젠가 같이 할 수 있는 뭔가를 한 번 만들어보자고아침 방송이라는 게, 이상하게 삶 그 자체와도 같은 성격이 있는 듯싶다.

 

Take 후속 방송은 우석훈의 사람이 사는 경제로 타이틀이 잡혔다. 기본으로는 인터뷰 방송이고, 여기에 다큐 형식을 가미해서.

 

하여간 사람과 사건이 있는 곳은 어디든지 간다, 그리고 그 속의 경제적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그 정도.

 

스튜디오 방송에서 야외 방송으로 바뀌면서, 품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들고, 그렇게 좀 바뀌었다.

 

주당 2편씩 만들고, 화목이 본방, 나머지는 재방.

 

50명 가량이 붙어서 하던 팀에서 10명 정도로 팀이 단촐해졌다. 급하게 기획 작업이 진행되다 보니, 아직 팀회식도 한 번 못했다.

 

어쨌든 카메라를 쥐었으니, 우리들의 오랜 동료, 심상정, 노회찬, 이런 양반들 만나러 가야할텐데, 그렇게 정치적인 색채가 강한 아이템은 일단 방송 틀 잡히고 안정된 다음에

 

어떻게 내용이 나올지는 나도 잘 모르겠는데, 일단 나는 경제 휴머니즘을 내걸었다. 화려하게는 내가 원래 화려하지 않으니 그건 좀 어렵지만,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경제 얘기를 해보겠다, 그 정도 다짐은 있다.

 

7월에 첫 방이 나가는데, 제작은 이번 주부터, 그러니까 내일부터 첫 촬영이 시작이다. 2주분을 먼저 만들어놓고 그렇게 시작하는 계획인데, 아이템에 한 회 분 여유가 있어서, 한국일보 문제를 다루어볼까, 그런 고민하는 중이다.

 

파업현장이나 아픔이 있는 곳에도 힘 닿는 데까지는 가보려고 한다. 세상에 경제가 개입되지 않은 문제가 얼마나 있겠나?

 

인터뷰 작업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나는 늘 하는 작업이다. ‘88만원 세대준비하면서도 인터뷰 상당히 많이 했었다. 요즘도 경향신문 기사 쓰면서 좋든 싫든, 1주일에 2~3회씩 인터뷰를 한다. 그렇게 책 작업하면서 하는 인터뷰를 좀 더 공개적으로 하는 것, 그렇게 편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방송 개편하면서 새로 생기는 방송이라, 마음이 이래저래 편하지가 않았다.

 

인터뷰 방송한다고 하니까 제일 좋아한 건, 선대인이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선대인이 좀 웃기는 편이다. 자기가 나가고 싶단다

 

푸하하, 예상치 못한 답변에 간만에 크게 웃었다.

 

그러세요

 

양평에 있다는 선대인 집에는 아직 한 번도 못 가봤다. 핑계 대고 선대인 경제연구소 한 번 가볼 수 있겠다.

 

어쨌든 유명한 사람이나 성공한 사람 그리고 행복한 사람만 만날 생각은 아니다. 지금 한참 고민 중인 사람, 위기의 인간, 그리고 내 맘을 짠하게 만드는 청년들,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좀 더 부각시키고 싶다는 게 약간의 욕심이다.

 

재밌는 방송에 대한 자신은 없다. 그렇지만 어디에도 없는 방송은 만들어볼 수 있을 듯싶다.

 

지난 번 방송에 코너로 있던 색다른 시선이 아예 덩치가 커진 것, 제작진들은 그렇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 내 생각과 많이 다르지는 않다.

 

요즘 되는 일도 별로 없고, 딱히 하고 싶은 일도 별로 없다. 내 주변 사람들이 다 힘들어하거나 잠적 중 혹은 전번 바꾸고 진짜로 행방불명, 이러고 있는 와중에 나 혼자 힘을 내는 게, 가능치도 않고, 편치도 않다.

 

그래도 내일, 새로운 방송의 첫 촬영이 시작된다.

 

내 뒤에 같이 움직이는 사람이 열 명이다. 편하게 생각하면, 그들과 그들 가족의 삶이 나한테 달려 있는 셈이다.

 

어떻게든, 힘을 내야하지 않겠나?

 

, 파이팅!

 

그리고 명랑!

 

Comment

  1. 장인수 2013.06.19 23:03 신고

    따뜻합니다. 읽고 갑니다.

  2. 토끼 2013.06.20 00:09 신고

    화이팅!

  3. 선대인 소장님은 항상 진심을 말하는데, 주변 사람들에겐 그게 유머로 전해지는듯.ㅎㅎ
    '어디에도 없는 방송' 기대하겠습니다.

  4. 2013.06.20 18:11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