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다.

엄마 고양이가 진짜 예뻐졌다. 멀리서 보는 하는 거라서 확인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아마도 아기를 가진 것 같다. 배가, 범상치가 않다.

아빠 고양이는, 벌써 열흘째 보이지 않는다.

몇 년째 많은 고양이들과 지내고, 또 헤어져 보내고.

그냥 자연의 섭리라고 생각한다.

 

아들 고양이가 나무 밑으로 들어갔다.

작은 덤불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보니까 더 귀여워 보인다.

지난 겨울을 같이 나면서, 이 녀석, 이제 진짜 환하게 피어올랐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정말로 귀엽다.

첫 겨울을 버텨낸 새끼 고양이, 이제는 지 어미보다도 더 큰, 다 큰 고양이가 되었지만...

아직도 앳된 티가 가시지 않는다.

도저히 카메라가 포커스를 맞추지 못해서, 난감한 상황에서 수동으로 촛점을 잡았는데...

뭐, 순간 나도 조금씩 움직여야 하니까 고약한 작업 환경이기는 하다.

정확히 맞췄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열어보니, 오... 낙엽에 가서 맞아버렸다.

고양이 사진이 어려운 건, 일단 찍을 수 있는 순간이 순식간이고, 이것저것 만지고 할 자시고가 없다.

장비의 도움을 최대한 빌리는 수밖에 없는데, 뭐...

그건 내가 해볼 수 없는 거고.

고양이 사진에서 해볼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어이, 이 쪽 좀 돌아보시지, 포즈를 요청해보는 것.

진짜, 마음으로 찍고 마음으로 보는 수밖에 없다.

 

지금의 엄마 고양이와 아빠 고양이가, 처음부터 지금처럼 나한테 밥을 얻어먹은 것은 아니다. 너무 자주주면 자연에서 살아갈 수 없을 듯하여... 가끔 주었다.

이 녀석은, 장마에 태어난 세 마리 중 한 마리가 남고 난 다음부터, 정말 매일 밥을 주었다.

엄마랑 아빠가 다른 데 놀러가도, 얘는 늘 마당을 지킨다.

내가 잘 하는 건지, 가끔 물어보게도 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다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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